배터리 관리 시스템 고도화
차세대 배터리 개발
분리막 강도 높여 단락 방지

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인천 청라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면서 각종 배터리 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3사에서도 화재 발생 건수가 존재했다. 2023년 기준 8월까지 국내 배터리 3사의 화재가 발생한 건수는 총 50건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이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SK온이 14건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SDI는 1건을 기록했다. 국내 전기차 화재 사고 건수는 2020년 11건에서 2023년 72건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화재 위험을 낮추는 배터리 팩 개발에 주력하는 등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화재 사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에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하면서 배터리 안정성을 높이는 게 업계 과제로 떠올랐다.
우선 국내 업체들은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의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BMS 적용을 통해 과충전과 과전류 등을 방지해 배터리 이상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것이다. BMS는 배터리의 전압, 전류,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배터리 상태를 관리하기 때문에 배터리 안전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구개발(R&D) 인력 4,000여 명 중 약 450명이 BMS 개발센터에 근무 중이다. 삼성SDI와 SK온도 배터리 이상을 감지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을 개발, 적용 중이다.

배터리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열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배터리의 온도를 특별 관리하는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온도 센서를 통해 배터리 온도를 측정하며 온도가 올라가면 냉각 팬이나 유체를 사용해 배터리 팩의 온도를 낮추는 등의 조처를 한다.
또한,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안전한 차세대 배터리를 꾸준히 연구 중이다. 그중 특히 리튬 이온 배터리에 들어간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고체 형태로 변형한 전고체 배터리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를 위해서는 성능과 가격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완전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전문가는 “성능과 가격에서 뛰어난 리튬이온 배터리가 시장에 계속 나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이 그 영역을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자동차는 5~10년 정도로 사용 주기가 길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휴대전화 시장에 비하면 새로운 기술이 투입되는 속도가 느리다”라고 전했다.
그 때문에 아직 상용화가 어려운 전고체 배터리 대신 리튬 이온 배터리의 내부 소재를 안전한 것으로 교체해 일부 개조하는 방법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안정성을 높여야 하는 소재로 분리막과 전해질을 꼽았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주로 단락에 의해 발생한다”라면서 “분리막이 손상되면 주로 내부 단락이 일어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는 전해질이 가연성 물질 역할을 하므로 분리막의 강도를 높이고 전해질을 불연성으로 바꾸면 화재가 발생할 확률이 낮아진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분리막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리막을 세라믹 입자로 코팅해 내구성과 내열성을 높였고 SK온은 분리막을 지그재그 모양으로 감싸는 ‘Z 폴딩’ 기술을 통해 양극과 음극의 접촉 가능성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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