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 던진다면, 우린 킬체인으로 맞설 것이다”…대체 뭐길래?

한국형 북핵 대응 전략
3축 체계 보완한 대응
킬체인 무력화 여론

최근 북한이 중·단거리 미사일을 연일 쏘아대는 가운데 우리 군의 대응 방식이 무용지물 한 것이라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쏘아올린 미사일들이 1970년대 중반부터 40여 년간 주력으로 사용한 액체연료 방식 추진체를 포기하고 새로 개발한 고체연료 방식의 추진체를 사용해 공격 준비 시간이 크게 준 점이 무력화 여론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이 기존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하거나 발사 플랫폼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군의 미사일 방어체계인 ‘킬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체계로 잘 알려진 ‘킬체인’은 무엇일까?

킬체인이란 적의 탄도탄 및 대량살상무기를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선제 타격하는 방어체계를 말한다. 우리 군은 현대 북한군의 비대칭 전력에 대응하기 위해 킬체인을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킬체인 개념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91년 이루어진 걸프전쟁에서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이동식 탄도탄 발사대를 제거하기 위해 미 공군에서 시한성 긴급 표적 목표물들에 대한 표적화 과정 체계를 만든 것이다. 미군은 이 과정을 겪은 이후 전략 자산 첨단화를 통해 킬체인의 운용을 고도화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킬체인의 운용 방식은 공격 의도를 보이는 적의 표적을 탐지하고 공격 여부 판단을 통해 공격 후 정확히 표적에 작용했는지 확인하는 방식 등을 거친다.

현재 미 공군은 킬 체인 운용을 최대 30분, 적정 15분, 최소 10분으로 규정해 공격 단계에 돌입한 적군의 표적을 10분 이내에 제압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 연구 중이다. 10분 내 제압을 위해 미국 당국은 현재 다양한 첩보위성과 MQ-1 프레데터 무인기 등 최첨단 무인기를 동원해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걸프전과 이라크전 당시 미군이 킬체인 운용을 통해 전략적 효과를 끌어내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다.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며 한국형 킬체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에 한국과 미국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합의로 인해 우리 군의 독자적 지휘 체계가 필요해지면서 한국형 킬체인에 대한 논의는 본격화된 것이다.

한국형 킬체인의 도입은 원래 2015년 전작권 이양 목표에 맞춰 도입이 추진된 바 있으나 전략 자산 취약성 등의 문제 노출로 무산되었다. 그러나 지속해서 이루어진 북한의 핵 도발에 킬 체인의 필요성이 커져 현재 군 전략 자산 고도화의 핵심적인 목표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한국형 킬체인의 핵심 목표는 킬체인을 비롯해 북한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탐지·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시 보복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을 포함한 한국형 3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한국형 킬체인에 당연한 듯이 전제로 깔리는 것이 있다. 이는 북한 측이 액체 연료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실제로 오랫동안 액체연료 방식을 사용해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 액체연료 방식을 고집한 이유는 비추력 때문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경우 최대한 많은 탄두를 탄도미사일에 실어 가능한 한 멀리 날려 보내야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고집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 측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발표하면서 한국형 킬체인 무력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액체연료를 사용한다는 전제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우려로, 액체연료 사용에는 연료 주입 시간이 걸리는 것에 반해 고체연료의 경우 사전에 장착할 수 있어 신속한 발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국형 킬체인의 계획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을 포착한 후 탐지→식별→결심→지시→타격→파괴 순서를 거치는데 이 모든 과정이 40분에 걸쳐 진행된다. 이 40분의 시간 동안 전투기나 전술 탄도미사일로 선제공격을 해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파괴한다는 게 한국형 킬체인이다.

그러나 북한 측이 미사일 개발에 착수해 자국의 기술력을 높이면서 현재 북한이 보유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가운데 발사 준비에 40분 이상 소요되는 미사일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킬체인 무력화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러한 우려에 대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입장을 밝혔다. 지난 14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KBS ‘일요 진단’에 출연해 북한이 주장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연료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신원식 장관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하강 단계에서 소위 활공 기동을 해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설명하며 “한미가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의 미사일은 극초음속 환경 속 마지막 활공 비행이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일단 평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측의 기술적 전진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히며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현재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언제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추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킬체인 무력화에 대한 여론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사거리가 1천㎞ 이상이라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 공격보다는 (주일미군 등) 미군 증원 전력에 대한 타격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며 회피 기동으로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발사 전 타격하는 한국형 ‘킬 체인’이나 활공 비행 전 중간 단계 타격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라 전했다. 이는 현재 지배적인 킬체인 무력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체연료 방식 미사일을 대량으로 도입한 뒤에서 여전히 우리 군 당국이 킬체인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고체연료를 장착한 미사일의 경우 이동식 발사차량의 정차 후 5분 내로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것에 반해 우리 군의 킬체인 운용에는 40여 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북한 측은 최근 단거리 전술 탄도미사일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보유한 모든 종류의 미사일을 고체연료 방식으로 교체하고 여기에 핵탄두까지 장착했다. 지난 2018년 이후 북한 측이 이동식 발사차량 종류와 수량을 대폭 늘리며 한국을 향한 핵미사일 기습 발사가 가능해지며 우려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에 한국군은 킬체인을 폐기하는 대신 보완 차원에서의 새로운 전략을 도입하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이들이 제시한 새로운 방안은 ‘북핵 네트워킹 무력화’로 3축 체계를 가진 킬체인만으로 부족했던 허점을 보완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군 당국은 두 번째 정찰위성이자 첫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된 SAR 위성은 452 위성이라 불리며,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을 미리 파악하는 ‘눈’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25 위성의 경우 날씨와 무관하게 정찰이 가능하고, 우리나라가 보유한 위성 중 최고 사양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킬체인의 핵심 위성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