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의대 82% 배정
종로학원 “1등급 아니어도 진학 가능”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이공계 인재난 우려
수능 1등급 고득점자만이 갈 수 있는 의대에 2등급도 진학할 수 있다? 입시 전문학원이 의대 증원과 관련한 진학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학별 의대 2천명 증원 배경 결과에 따라 서울을 제외한 비수도권 의대에 1639(82%)명, 경기·인천 지역 의대에 361명(18%)이 배정됐다. 서울 의대 8곳의 정원은 단 한 명도 늘지 않았다.
‘빅5 병원’과 연계된 서울 소재 의대 서울의대, 연세의대, 가톨릭의대의 정원 수는 그대로지만, 울산 소재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와 수원 소재 성균관의대(삼성서울병원)는 각각 현재 정원 40명에서 120명으로 3배 증가했다.
종로학원은 결과를 분석해 “의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은 의대 모집 정원이 수능 1등급 학생 수를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증원 규모로 봤을 때, 상위권 이공계 학생의 의대 준비 사례가 늘고 상위권 이공계 대학 재학생 중 반수를 고려하는 학생도 상당수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원이 늘어남에 따라 의대 합격선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지방 의대의 경우, 수학과 국어 과목이 1등급이 아니어도 의대에 진학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입시 원서대행접수기업 유웨이의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경기·인천 지역은 361명 증원됐지만, 수험생 풀을 고려하면 서울과 마찬가지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서울 지역 대학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수험생 집중을 염두에 두면 합격선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수도권에 해당하는 경인권의 경우 ‘지역인재전형’이 없어 비수도권에 비해 지원 조건의 문턱이 낮다. 이에 수험생들의 도전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공계 인재 유출’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국내 대학 이공계 학과들은 의대 선호 현상으로 우수 인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종로학원에 따르면 고려대·연세대가 정시에서 모집한 인원(정원 내) 3345명 중 24%에 해당하는 804명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두 학교 모두 대기업 연계 반도체학과와 첨단학과 등 계약학과의 미등록률이 지난해 대비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와 연계된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삼성전자)는 10명 중 7명이 등록하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연계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정시 최초합격자 25명 중 23명인 92%가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의대 열풍’으로 대기업 연계 이공계 학과 미등록자의 대부분이 의대나 서울대 등에 중복 합격한 것으로 추정됐다.
입시학원가만 특수를 맞아다.
직업군인부터 변호사까지 전문직 인력이 학원의 의대 입시 설명회를 찾는다고 한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최근 서초 의약학 전문관에 직장인 대상 야간반인 ‘수능 ALL in 반’을 개설했다. 인터넷강의 전문 이투스는 “직원들도 인터넷 강의 들으며 의대 준비 중!”이라며 “의대 가기 쉬워요! 직장인도 도전해보세요!” 등의 문구로 수강 신청을 독려하고 나섰다. 강남하이퍼 학원은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의대 준비반 문의 전화가 전년보다 30% 이상 늘어 의대반 정원을 10% 확대했다.
또 대치동 학원가엔 초등학생 의대반이 개설됐다.
업계는 각종 계층에서 의대에 진학하려는 움직임이 더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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