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5선 당선
투명함 투표함, 무장군인의 강요 등
‘조작 선거’ 서방의 비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이 확정됐다. 지난 15~7일 사흘간 치른 대선에서 8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서방에선 이를 두고 ‘조작 선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대선을 ‘조작 선거’, ‘선거 사기’로 규정하며 유권자들이 어쩔 수 없이 투표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우선 러시아는 투명한 투표함을 사용했다. 비밀 투표 보장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모양도 제각각에, 제작 시기가 다르기도 하고 봉인 방식과 뚜껑 모양도 달랐고 투표함의 투명도도 조금씩 달라 ‘엉망진창’이었다.
또 투표용지에 볼펜으로 기표하는데, 동그라미, 엑스 등 다른 후보 칸만 넘지 않고 표시만 하면 모두 인정이 된다.
이번에 최초로 온라인 투표가 도입됐는데, 이 역시 충분히 조작 가능한 형태라는 지적이다.
공무원과 국영 기업 직원은 투표를 강요받기도 했다.
이들은 푸틴에게 투표한 투표지를 ‘인증’하기를 명령받았다고 한다. 일부 군인들은 푸틴이 투표한 용지를 접지도 않고 투명 투표함에 넣었다.
러시아군 점령지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은 무장한 군인들로부터 투표를 강요받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해온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마리우폴 등에도 투표소를 열었는데, 선거요원들이 무장군인과 함께 투표함을 들고 집에 일일이 방문해 투표를 강요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례로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은 “선거는 명백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밝히며 러시아 대선이 불공정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푸틴은 당당했다.
푸틴은 17일 자신의 선거운동본부에서 서방을 향해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직접 충돌할 경우 ‘전면적인 제3차 세계대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본격적인 3차 세계대전에서 불과 한 걸음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그 누구도 이 시나리오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렘린궁 측에서도 “러시아에서는 모든 것이 투명하다”며 “선거 시스템은 투명하고 참관인도 원한다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지지는 불법 선거에 대한 추측이 근거 없다는 최고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한편 선거 기간 러시아에 저항하는 움직임도 존재했었다.
선거 첫날엔 투표함에 초록색 액체를 쏟거나 투표소 방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자포리아 지역의 한 투표소에 드론으로 포탄을 떨어뜨렸다.
마지막 날엔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자들이 ‘푸틴에 맞서는 정오’ 시위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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