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윤리감찰단 조사 착수
개인 SNS에 사과문 올려
‘비무장지대 발목지뢰’ 발언 등 막말 논란으로 구설수에 휩싸인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윤리 감찰에 착수했다.
4.10일 총선을 앞두고 서울 강북을 후보인 정봉주 의원이 과거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당사자들에게 사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그런 연락을 받은 적 없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직속 기구인 당 윤리감찰단은 감찰 후 당 법원 격인 윤리심판원에 징계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런 상황에서도 “여러 번 사과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와 같은 정 후보를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정봉주 후보는 지난 2017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과 관련해 패널들과 대화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 속에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라고 말하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는 발언을 이어가 논란이 되었다.
앞서 2015년 경기 파주시 DMZ에서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인해 다리를 잃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건이 있었는데 이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봉주는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과거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고 밝히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당시 피해 장병들이 모두 정봉주 후보의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는 보도가나오자, 거짓 해명이 아니냐는 논란이 또 제기되었다. 정봉주 후보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지뢰로 두 다리를 잃은 이종명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7년 전 당시 제 유튜브 방송 발언에 대해 기자회견을 해서 즉시 이 의원에게 사과하고 영상을 내렸다”고 전하며 자신이 말하는 당사자는 이종명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라는 것을 밝혔다.
정봉주가 말실수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댓글을 봐야 한다. 이게 벌레가 많이 들어왔는지, 진보가 많나, 보수가 많나”와 같이 말했다.
이에 당시 방송의 진행자가 “사람들이 말 험하게 쓰면 벌레냐. 막말에 가까운 발언이다”라고 비판하자 “바퀴벌레 딱 나오면 벌레가 나왔다고 하지”라고 반박해 더욱 논란이 되었다. 이는 정치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것이다.
과거에 “전국 40대 교도소 통일된 조폭이 내 나와바리”라고 말하거나 “너 한번 만나면 죽여버려 이제. K머시기!”라고 한 것 등이 정봉주 후보가 생각 없이 말을 내뱉는 사람이 아닐지 하는 의심에 대한 반증이다.
한편, 막말 논란으로 화제가 된 정봉주의 이력에 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봉주는 1960년 경기도 양주시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양어 대학 영어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이후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기관지 말지의 초창기 기자로 활동하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를 수료했다. 이후 1991년 신 민주연합당 출신으로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으로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한나라당 현경병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함승희 후보를 꺾고 당선되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BBK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명박이 당선된 직후에도 나는 꼼수다 등의 팟캐스트 방송에 참여해 이명박의 거의 모든 의혹을 물어뜯었다.
지금까지도 정봉주는 유일무이한 BBK 저격수, MB 저격수로 불리고 있다. BBK 저격수 활동으로 인해 검찰에 의해 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 되었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정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진행했다. 2011년 징역 1년, 선거법 위반에 따른 피선거권 박탈 10년 선고가 대법원에서 확정되어 정치인 최초로 사면이나 가석방 조치를 받지 못하고 만기 출소한 유일한 인물이 되었다.
정봉주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었기 때문에 2022년까지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복권 조처를 하면 피선거권을 회복할 수 있는데, 당시 대통령이던 박근혜는 정치 성향이 완전히 다른 쪽에 속해 복권을 시켜주지 않았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이 대통령이 당선되어 마침내 특별 복권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하게 되었다.
한때 성추행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잠시 떠나있었다. 이후 열린 민주당에서 활동하다 2022년 열린 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에 흡수되면서 탈당 이후 2년 만에 복당하게 되었다. 지난 11일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게 되었는데 당선이 된다면 20년 만에 국회로 복귀하는 것이다.
정 후보의 정치 행보는 꾸준하게 지속되어 왔다. 이번 공천에서 현역 의원을 누르고 올라온 만큼 당의 기대가 큰 것으로 보였으나, 지속적인 발언 논란과 전과 9범에 달하는 이력, 급하고 다혈질적인 성격 등이 정봉주 후보의 정치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14일 정봉주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라를 지키다 사고를 당하신 두 분의 피해 용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하며 당분간 공개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종명 의원에게는 사과했지만, 당시 사고를 당한 김정원 상사와 하재헌 전 하사의 연락처는 구하지 못해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리감찰단을 이용해 조사에 나선만큼 정봉주 후보에 대한 확실한 조사가 필요할 시점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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