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데이터센터 건설 난항
AI 확산에 수도권 수요 높아
지역 주민들 민원 쇄도에 무산

출처 : 뉴스 1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데이터센터 몸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AI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인 데이터센터 건립을 극구 반대하는 입주민들이 부딪히고 있어 건설업계가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아파트 외벽에 데이터센터를 반대하는 펼침막이 1년 넘게 붙어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해당 현수막에는 ‘GS건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 ‘고양시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 등 분노에 찬 문구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는 아파트 인근에 건설 예정인 데이터센터 설립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GS건설이 주관하는 데이터센터는 작년 3월 건축허가까지 받았지만, 인근 주민들이 반발해 고양시가 착공 신청을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착공 지연에 따른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자 GS건설이 행정심판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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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가 GS건설 손을 들어주며 당초 예정보다 10개월이 지난 후에 공사에 돌입했다. 다만, 현재 언제든 공사가 중단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는 고양시를 지역구로 둔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말 데이터센터 건축허가 직권취소와 GS건설의 사업 철수를 요구하며 시·도의원과 주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삭발을 진행하는 등 정치적 문제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데이터센터 설립 확정 이후 주민들이 전자파, 소음, 백연현상 등으로 주민 건강이 악화한다는 ‘괴담’을 이유로 설립을 반대한 바 있다. 즉,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인해 세수가 증가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경제적 이점은 고려하지 않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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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민들의 반대 문제는 고양시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최근 AI 기술 발달로 데이터센터 몸값이 치솟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인허가를 받은 2곳 중 1곳꼴(수도권 기준)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얼어붙은 주택 시장 대신 ‘새로운 먹을거리’로 데이터센터를 주목하던 건설사들이 곤욕을 겪고 있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인허가를 받고 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33곳으로 집계됐다.
다만,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이 중 17곳(51.5%)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지연되는 것으로 예측된다. 이 중 11∼12곳은 1년 이상 미착공 상태로 파악돼서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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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데이터센터는 서버, 네트워크 등 정보기술(I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한 건물에 모아 24시간 운영, 통합 관리하는 시설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2년 10월 ‘카카오톡 먹통’ 사건을 겪으며 대중에게 그 중요성이 대두됐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립이 중요하지만, 사연이 지연되는 이유로 데이터센터가 인근 주민들에게 위해시설이라는 이미지가 박혀있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특히 이른바 ‘전기 먹는 하마’로까지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이 필요해 발전소로부터 초고압선을 인근까지 끌어와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5만 4,000V(볼트)에 이르는 초고압선 매설로 전자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주민들의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서버 등 장비를 식히기 위해 다량의 물을 활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자원이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이어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립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주민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현행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정보는 기업 보안 사항으로 다뤄져인허가 과정에서 주민 의견 청취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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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 데이터센터는 민간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공백으로 표기되고 있다. 더하여 준공된 데이터센터 외관에는 이를 소유하거나 빌린 기업의 간판도 붙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주민들로서는 어떤 건물이 들어오는지도 모르다 보니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주민들의 반대 여론으로 인해 효성그룹이 계열사가 보유한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창고 용지에 지으려고 했던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는 사업이 무산됐다. 이어 네이버 역시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하다가 주민 반발로 대상지를 세종으로 옮겨 준공한 바 있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데이터센터 사업이 난항을 겪자,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이들은 주민 설명회를 개최해 주민들을 설득하는 시간을 마련했으며. 이 설명회를 통해 전자파, 소음 문제, 백연현상 등에 대해서 주민들의 우려를 종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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