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램스 대표
미국 송환 결정
한국보다 높은 형량 예상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에서 죄값을 치르게 됐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포베다는 21일(현지시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검거된 지 11개월 만이다. 도피 기간으로 따지면 22개월 만이다.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됐다.
권씨 검거 이후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8일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 권씨를 한국과 미국 중 어느 곳으로 인도할지 직접 결정하라고 명령했다.
권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그가 법적으론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권씨 역시 지난해 법원을 통해 한국 송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보다 범죄인 인도 청구를 조금 더 일찍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정부는 권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드러내며 자국 송환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씨가 미국으로 인도되기 때문에 한국보다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2년 2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수백만달러의 암호화 자산 증권 사기를 조직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뉴욕 연방 검찰은 한 달 뒤 사기·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무려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실제로 권씨 체포 이후 피해자 2700여 명이 모인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국내 송환을 두고 무기명 찬반 투표를 진행했는데, 미국으로 인도돼 처벌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압도적인 수가 몰렸다.
한편 ‘테라·루나’ 폭락 사태란 개발자 권도형이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테라USD(UST)와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자매 코인인 루나(LUNA)가 2022년 5월 대폭락한 사건이다.
당시 루나처럼 시가총액 5위 이내에 개당 10만 원에 달하는 메이저 코인이 한순간에 개당 1원도 되지 않는 수준인 -99.99999%까지 극단적으로 붕괴된 된 국내 최초 사례였다.
바이낸스 기준 시총 9위, 업비트 기준 시총 4위였던 초대형 코인이 폭락하자 그 여파로 디파이(DeFi) 플랫폼 ‘셀시우스’가 파산하고 미국의 13조 원대 대형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즈캐피탈’이 파산했으며 업비트는 루나코인을 상장폐지하는 등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이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 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됐다.
검찰은 테라폼랩스 본사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던 중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수개월 간 여러 차례에 걸쳐 테라폼랩스 계좌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수십억 원이 송금된 사실을 파악했다.
권씨가 코인 폭락을 예상하고 미리 법적 대응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검찰은 권씨의 가상자산 외 국내 재산도 파악해 동결했다.
그의 재산 71억 원이 추징보전 청구를 통해 동결됐다. 권씨와 회사 공동 창립자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와 테리 임직원 7명 등 신 전 대표의 건물과 토지·자동차 등 모두 1,541억 원과 직원들 재산 1,690억 원도 각각 묶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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