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승계 위한 지분 증여
최근 GS건설, 아모레퍼시픽 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대부분 ‘가족경영’이다. 회사를 이끌 다음 사람을 가족 구성원 중에서 꼽는 것이다. 보통 장남에서 장손으로 가업을 넘겨준다.
승계 작업으론 자사나 계열사에서 근무하도록 하며 현장경영을 몸에 익혀주는가 하면 부모가 가진 지분을 자녀에게 증여한다.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대기업의 회장님들도 사망하거나 어느덧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이기에 증여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GS가문의 3세 허창수 GS건설 회장은 지난 28일 장남 허윤홍 사장에게 주식 200만주를 증여했다.
이번 증여로 허윤홍 사장의 GS건설 주식은 130만여주에서 330만여주로 늘었고, 허 회장은 700여만주에서 500여만주로 줄었다.
주당 단가는 1만5570원이며 전체 증여 규모는 311억 4000만원이다.
허윤홍 사장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교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뒤 GS칼텍스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국내 화장품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사장은 지난해 5월 둘째딸 서호정 씨에게 240만주를 증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 증여로 서호정씨의 합계 지분율은 2.63%로 언니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과 0.03% 차이를 내며 3대 주주에 올랐다.
앞서 서 회장은 서민정 담당이 중학생인 시절부터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를 증여하는 행보를 보였다. 2012년엔 그가 보유한 이니스프리 지분 4만 4450주를 증여하기도 했다.
당시 서 회장의 증여에 승계가 서민정 담당에서 서호정씨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측은 “차녀의 입사 및 경영참여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달 뒤 서 담당은 이니스프리 지분 9.5%를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하면서 3대 주주로 밀려났고, 얼마 뒤 휴직에 들어간 사실이 알려졌다.
삼성가문의 사촌 BGF그룹의 홍석조 회장은 지난 2019년 그가 보유한 BGF 지분 9%를 아들 홍정국 부회장에 증여했고, 2022년엔 2005만여주를 대량매매 방식으로 홍 부회장에게 1002만 5095주를 매각했다.
홍석조 회장의 누나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다. BGF그룹은 현재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과 BGF로지스, BGF푸드 등을 운영하며 유통업계에서 입지를 굳건히 다지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얼마나 증여받았을까?
이달 초 이재용 회장은 ‘삼성그룹 불법 합병 및 회계 부정’ 사건 1심 선고에서 무죄를 받았다. 재계는 이 사건은 1994년부터 시작된 이건희 선대회장과 이재용 회장 사이의 승계 작업 과정을 재판한 것이라 평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30년 전 부친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종잣돈 61억4000만원을 증여받았고, 이를 통해 계열사 주식을 거래해 자금을 불렸다. 그리고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매입하면서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사건 등으로 질타를 받자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기자회견을 열고 셩영권 승계 문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그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한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라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이 회장의 딸 이원주씨가 미국 비정부기구(NGO) 단체인 ‘글로벌 시카고 시몬스 센터’에서 인턴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회장의 ‘약속’이 이대로 실천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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