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딸 김주애, 공식 석상 등장
첫째·막내아들 대신 둘째 딸 공개한 이유
4세 세습에 앞서 후계자 초석 다지기
북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에게는 리설주 여사와 사이에서 낳은 세 명의 자녀가 있다. 이들은 그간 베일에 싸인 채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지난해 들어 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둘째 딸 김주애를 공식 석상에 수차례 대동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우선 지난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 시험 발사 현장에 김주애의 손을 붙잡고 등장한 바 있다.
이날 김주애는 자신의 어머니인 리설주 여사를 똑 닮은듯한 모습으로 등장해 공로자들과 함께 기념촬영까지 했는데, 북한 현지 매체에서는 김주애를 향해 ‘존귀하신 자제분’,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이라는 극존칭을 썼다.
김정은의 둘째 딸인 김주애의 등장 이후 북한 내에서도 그가 입은 패딩이나 코트가 북한 국민들 사이 유행하는 등 그는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김주애를 대외에 공개한 것이 향후 후계구도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3대째 승계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4대 세습으로 둘째 딸 김주애가 가장 유력하다는 것이다.
다만 가부장적 제도가 굳건한 북한에서 첫째 아들이나 막내아들이 아닌 둘째 딸 김주애를 후계자로 올리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 역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세 아들 중 막내였으나 정권을 이어받았고, 현재 북한 정권에서는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나 최선희 외무상 승 여성 지도자들이 권력을 잡고 있다”라고 말하며 김주애의 후계자 가능성을 높이 점쳤다.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즈는 김정은이 자신이 후계자로 오르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딸인 김주애가 겪지 않게 해주기 위해 그를 일찍 공개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뇌졸중을 앓고 난 뒤에야 김정은이 그의 후계자라는 암시를 내비쳤고, 김정은은 2010년 이전까지 언론이나 공식 석상에 전혀 노출된 바가 없었으며, 이로 인해 김정은은 정권 초기 통치 능력을 검증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NYT는 “김정은은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는 김주애에게 일찍이 힘을 얹어주기 위해 초등학생인 김주애를 어린 나이에 대중들에게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