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펑 터진 삼성전자 세탁기”
유통점인 LG베스트샵에 내걸어
과거부터 지속된 네거티브 공세
과거부터 ‘숙명의 라이벌’로 불렸던 삼성전자와 LG전자. 최근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지난해 연이어 논란됐던 삼성전자 세탁기 불량 사태와 관련해 가전제품 유통회사를 중심으로 경쟁사 저격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세탁기 폭발 사례가 온라인을 통해 속출했다. 한 소비자는 “집에 50일 된 아이가 있는데 세탁기가 폭발해서 난리가 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용도실 문을 닫아놨기에 망정이지 혹시나 열어두거나 거기에 사람이 있었다면 정말 끔찍하고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너무 무섭다”고 했다.
다른 소비자들도 세탁기 폭발 사례를 밝히면서 일명 ‘나도 당했다’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는 드럼세탁기 앞부분의 강화 유리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었다. 삼성전자가 확인한 원인은 ‘접착 불량’이었다.
이 같은 사태를 LG전자는 이용했다. 세탁기 불량 사태 관련 보도 기사를 입간판으로 만들어 LG전자 자체 유통점인 LG베스트샵에 내건 것이다.
제목부터 자극적이다. “삼성전자, 드럼세탁기 ‘유리문 깨짐’ 현상…작년부터 알고 있었다”, “삼성전자, 펑 터진 드럼세탁기 뒤늦게 리콜” 등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것이다.
2년 전 삼성전자는 양 사의 의류관리기 누수를 비교하는 자체 실험을 해 LG전자 제품을 깎아내리는 홍보 영상을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 모니터에 지속 공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수십 년 전부터 국내 가전 시장에서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여온 LG와 삼성은 서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치열하게 비방 마케팅을 벌여왔다”고 했다.
이어 “(최근) LG는 보도된 기사를 활용했으나 삼성의 경우 실험 영상으로 저격하는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고, 이런 네거티브 마케팅은 주로 가전제품 판매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LG전자도 지난 2020년 공식 유튜브 채널에 ‘LG 트롬 건조기-건조 기술 따져보기’라는 제목의 타사 건조기와 비교하는 디지털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당시 영상에서 사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타사 건조기란 문구 옆에 파란색 점을 표시해 삼성전자 제품임을 암시했다.
광고 영상에는 타사 건조기가 실내 설치를 위해 물통 수납함을 따로 구입해야 하고 설치가 복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양사의 네거티브 마케팅이 소비자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과거에는 이런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더라도 경쟁사의 이름이나 제품명을 가리는 등의 최소한의 격식이 있었으나 이젠 노골적으로 바뀌어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또 이런 행동이 글로벌 기업 위상에도 걸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지적에도 관행이 바뀌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경쟁이 더 치열해져 상대 제품을 깎아내리기 위한 비방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