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당첨자, 본청약 포기 속출
미국 연준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국내 주담대 금리 최고 8% 가능성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며, 입주 대기 중 집값이 내려가자 청약을 포기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인천검단 AA21블록‘ 본청약 진행 결과 사전청약 당첨자 배정 물량 811가구 중 491가구만 본청약에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39.5%)이 본청약을 포기한 것이다.
인천검단 AA21블록은 지난해 11월 서울과 인천·경기도에 거주하는 무주택 가구 구성원을 대상으로 사전청약을 진행했다. 당시만 해도 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 있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74㎡ 3억 5,000만~3억 8,000만 원, 84㎡는 4억~4억 3,000만 원으로 책정돼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도 저렴했다.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달라지며 청약 포기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앞서 올여름 진행된 ‘양주화천A24블록’도 사전청약 배정물량 612가구 중 467가구만 본청약에 접수했으며, ‘파주운정3 A23블록’도 835가구 중 50가구가 본청약을 포기했다.
전문가들은 사전청약과 본청약 사이 몇 개월의 시차에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며 청약 당첨자들도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을 고민에 빠지게 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높은 금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강행하며, 국내 대출금리도 당분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금융통화위원회는 두 차례 남아있는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인 만큼 한국은행이 금리를 0.5%p씩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7~8% 선까지 달할 수 있다.
지난해 금리 인상 전 3억 원을 연 4% 금리로 빌린 경우 대출 초기 월 이자 부담은 100만 원이었다. 원금을 합친 원리금은 143만 원 정도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연 7%대로 오르면 월 이자만 175만 원으로 늘고, 만약 연 8%까지 오르면 월 이자 200만 원으로 2배가량 늘어난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에 빚을 끌어다 쓴 2030 영끌족이 이번 금리인상기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2030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475조 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5조 2,000억 원 늘었다. 그중 30대 차주의 LTI(소득대비대출비율)는 280%에 달한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