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인수 반대하는 직원들
하이브가 연봉 더 높은데도 왜?
“SM은 하이브 자본에 종속될 수 없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SM 내부에서 “카카오는 되지만 하이브만은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하이브는 국내 엔터사 중 가장 높은 연봉을 주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기준 하이브의 전체 직원 수는 592명이며 1인 평균 급여액은 7,500만 원이었다고.
SM은 1인 평균 급여액이 5,940만 원이었다.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복지도 하이브가 앞선다고. SM은 구내식당이 없고, 중식비만 지원한다고 한다. 하이브는 구내식당을 운영하며 중식과 석식비를 모두 지원한다.
또 자율 출근제도, 무제한 연차휴가제 등이 있어 직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출근할 수 있으며, 여건이 허용되면 몇 주씩 휴가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SM은 수년째 연봉과 복지에 대한 불만이 터지고 있다고 한다.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데도 연봉, 복지 등이 경쟁사들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SM 임직원들은 여건이 좋은 하이브를 왜 거부하고 나선 것일까. 이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 대한 분노와 대표 엔터사라는 자존심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SM의 한 직원은 언론을 통해 SM을 대기업이라 표현하며 “SM 직원들은 우리 회사가 업계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하이브가 경영권을 가져가게 되면 SM의 색깔을 뺏기게 되고, 소속 아티스트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토로했다.
또 지난 20일 SM 평직원 208명으로 구성된 ‘평직원 협의체’는 성명문을 발표했는데, 이들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자신의 불법, 탈세 행위가 위기에 놓이자 본인이 폄하하던 경쟁사에 보유 주식을 매각하고 도망쳤다. SM 문화는 하이브의 자본에 종속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카카오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아이러니하게도 SM 내부에서 카카오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크게 없다고 한다. 카카오가 플랫폼 기업으로서 지닌 강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SM 직원들은 카카오가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SM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다른 기획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SM은 최근 ‘이수만 지우기’를 중심으로 한 경영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전 프로듀서와 관련된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중단하고, 수익성 높은 지식재산권(IP) 사업에 집중해 2025년까지 매출을 2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