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성과급 지급률 인상
이자 이익으로 12조 원 순익
서민 대출금리는 소폭 인하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은행권은 사상 최상 실적을 경신했다. 시중 4대 은행(신한·우리·KB국민·하나)은 이자 장사로 12조 원이 넘는 역대급 순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의 90% 이상이 이자 이익으로 벌어들인 것이다.
이에 은행들은 이번 연도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률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NH농협은행까지 포함한 5대 은행은 기본급 기준 지난해 임금 인상 2.4%에서 올해 3.0%로 높아졌다. 성과급 지급률 역시 대폭 올랐다.
하나은행은 기본급의 350%를 책정했다. 신한은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 361%, NH농협은 기본급 400%로 정했다. KB국민은 기본급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 원 지급에 합의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성과급은 모두 1조 3,823만 원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같은 인상에 따르면 올해는 1조 4,0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들의 주머니로 들어갈 이자를 내야 할 서민들은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대출 금리 이자가 한 번에 1% 포인트씩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인하 소식이 들린다 해도 인상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치였다. 중도금 대출이자는 7%에 육박하지만, 인하는 0.3% 수준에 불과했다.
서민들의 곡소리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은행권을 향해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 고통이 크다”며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 수익이 어려운 국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임금 및 성과급 인상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하다 못해 체념했다. “서민들 피 빨아서 아주 잔칫상을 열었네”, “예금 이자는 개미허리만큼 주고, 대출이자는 코끼리 허리만큼 받아먹으니까 서민들만 죽어난다”, “장사하는 사람인데, 적은 매출액에 인건비 주고 세금 낸 뒤 은행이 이자 가져가니 남은 돈이 하나도 없다” 등 힘든 재정 상황을 토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만만한 게 은행이냐?”면서 “주식 호황일 때 증권사 억대로 성과급 받고, 반도체 호황일 때 삼성전자 역시 엄청난 성과급 받는데, 왜 은행만 싸잡아서 비난하나?” 등 은행권을 향한 대중의 지적에 형평성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