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SEC, 권도형 사기 혐의로 기소
“스위스 은행 통해 1,300억 현금화”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를 일으킨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 대표를 증권거래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SEC가 가상화폐를 증권으로 인정한 것이다 보니 국내에서도 권 대표에 대해 증권 범죄 혐의를 적용하려는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SEC가 지난 16일(현지 시각) 권 대표를 미국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EC는 “권 대표가 디지털 자산을 판매하며 투자자들로부터 모금한 수십억 달러 중 다수는 등록되지 않은 증권이다. 투자자들은 최소 40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의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비트코인 1만 개를 빼돌려 ‘콜드월렛(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실물 가상화폐 저장소)’에 보관해왔으며 지난해 5월부터 주기적으로 이 자금을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 현금으로 전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트코인 1만 개는 최근 시세로 치면 3,000억 원이 훌쩍 넘는 규모다. SEC는 또 권 대표가 스위스 은행에서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을 찾았다고 밝혔다. 스위스 은행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 가치가 99% 가까이 폭락하자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후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검찰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대표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테라‧루나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어떤 내용으로 기소를 준비한다는 내용은 한미 당국 간 소통을 통해 인지하고 있었다. SEC가 테라‧루나를 증권으로 봤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당국이 권 대표의 소재를 추적해 먼저 신병을 확보하면 권 대표의 국내 송환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