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도피하다가 붙잡힌 김성태
검찰 대질신문서 소리 질러
“우리 다 죽게 생겼다…회사도 망해”
태국에서 호화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가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검찰에서 뱉은 한마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회장이 크게 화를 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일까.
앞서 쌍방울그룹의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김 전 회장은 해외로 도피한 바 있다. 그는 출국 8개월 만에 태국에서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태국 빠툼타니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덜미를 잡혔다. 현직 쌍방울 회장도 함께 붙잡혔다. 이들은 지인과 골프를 치려고 골프장에 갔다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태국으로 이동해 8개월 가까이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심지어 김 전 회장의 도피 생활을 쌍방울그룹 임직원들이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김 전 회장을 위해 각종 한식 식재료를 공수하고, 휴양지 리조트 등지에서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도우며 생일에는 유명 가수까지 초대해 파티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을 두고 김 전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 핵심 관계자 4명을 불러 대질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019년 당시 김 전 회장이 북측에 800만 달러를 넘기는 데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4인 대질신문’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시작되기 전부터 4명은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고성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만 반대 주장을 하는 ‘3대 1’ 구도였다고.
검찰은 쌍방울이 북한에 800만 달러를 넘기는 데 경기도와 이 전 부지사 등이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했는데, 이 전 부지사를 제외한 3인은 “북한에 돈이 넘어간 것을 경기도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경기도가 먼저 대납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심지어 김 전 회장은 소리를 지르며 “우리 가족들(임직원)이 다 죽게 생겼다. 10여 명이 다 기소되고, 회사도 망하게 생겼다”는 진술을 했다고. 또 “나 (감옥에) 들어갔다 나오면 70세다. 왜 형 입장만 생각하느냐. 밥도 먹고 술도 마셨는데 왜 기억하지 못하느냐”며 이 전 부지사에게 항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이 자체 사업을 위해 북한에 돈을 보냈고, 경기도와는 관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3명이 같은 입장을 반복하자 “답을 정해놓은 대질신문”이라며 진술 거부와 함께 검찰 조서에 날인을 하지 않았다고.
한편 검찰은 16일에도 이 전 부지사에게 출석을 요청했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이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