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메호대전’
알힐랄 주전 장현수
선발출전 후 헤딩골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 온 메시와 호날두의 ‘메호대전’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가 맞붙지 못하면서 사실상 이제는 보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이유는 호날두가 맨유를 떠나 사우디 리그로 이적하면서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메시와 아시아로 이적한 호날두 간의 맞대결은 성사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렸던 ‘메호대전’이 지난 20일 사우디에서 열렸다. 2020년 이후 약 2년 만에 맞대결을 펼친 메시와 호날두는 늘 맞붙던 유럽이 아닌 다소 낯선 사우디에서 재대결을 펼쳤다. 호날두가 이적한 알나스르와 라이벌 팀 알 힐랄이 연합해 올스타를 꾸리며 메시의 소속팀 PSG와 이벤트성 매치 ‘리야드 시즌 컵’을 치른 것. 이날 경기는 호날두의 사우디 데뷔전이자 사실상 마지막 ‘메호대전’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동반 선발 출전
PSG 5-4 승리
이 경기에서 메시와 호날두는 모두 선발 출전했다. 경기의 포문을 연건 메시였다. 메시는 전반 3분 만에 깔끔하게 선제골을 터트려 경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메시가 득점을 터트리자 호날두도 자신이 얻어낸 PK를 성공시키며 동점골을 만들었고 PSG가 앞서가는 골을 터트리자 호날두는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다시 동점을 만들며 멀티골을 달성했다.
비록 PSG가 전반에 베르나트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전력 차이가 큰 탓에 오히려 균형이 맞으며 후반전도 난타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결국 난타전 속에 웃은 팀은 PSG였다. PSG가 5-4로 최종 승리하며 경기는 종료됐다. 이날 호날두는 후반 16분, 메시도 후반 17분에 차례로 교체되며 사실상 축구 역사상 마지막 ‘메호대전’이 막을 내렸다.
알힐랄 장현수
선발출전 후 득점
사우디 연합팀과 PSG의 친선 경기이자 ‘메호대전’으로 주목받은 경기에 한국 팬들에게는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 선수가 있었다. 바로 국가대표 출신 장현수였다. 장현수는 이날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하며 PSG의 메시-네이마르-음바페 삼각편대를 막아섰다. 이날 음바페와 1:1 매치업을 하는 등 흥미로운 장면을 보여준 장현수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1분 한 점 차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장현수가 방향만 바꾸는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알 힐랄 소속인 장현수는 반지 키스 세리머니와 함께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기뻐했다. 또한 호날두도 다가와 축하를 건네는 모습이었다.
국대 쫓겨난 장현수
알힐랄서 전성기
한국 팬들에게는 좋지 않은 이미지로 남아있는 장현수. 장현수는 국가대표 시절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하면서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질타를 많이 받았다. 거기에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이에 필요한 봉사 활동 내용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국가대표에서 영구 퇴출되며 한국 축구계에서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2019년부터 사우디 알 힐랄로 이적한 장현수는 팀 내 핵심 수비수로 성장하며 ACL 우승을 두 번이나 경험했고 팀이 각종 우승컵을 차지하는 데 큰 공헌을 세우며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며 한국 복귀설이 유력했지만 결국 소속팀과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알 힐랄에서 1년 더 활약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