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감독 후보
호세 보르달라스와 접촉
스페인 출신 명장
파울루 벤투 감독이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표팀 사령탑을 내려놓으면서 현재 공석인 축구대표팀 감독직, 축구 협회는 새로 선임된 기술 위원장인 독일 출신 미하엘 뮐러 위원장을 중심으로 새 감독을 선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당초 2월을 새 감독 선임 시기로 잡았으나 뮐러 위원장은 전임 위원장(이용수) 체제에서 넘겨받은 1차 후보군과 무관하게 백지상태에서 새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정확한 감독 후보군을 밝히지는 않으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차기 감독 후보군으로 클리스만 전 미국 대표팀 감독과 비엘사 전 리즈 감독 등이 언급됐었다. 그러나 이는 모두 확인되지 않은 불분명한 사실이었고 마침내 유럽 현지에서 한국 축구협회가 직접 접촉했다는 축구 감독 후보가 공개됐다.
스페인 출신
보르달라스 감독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을 찾고 있는 대한축구협회가 스페인 출신의 호세 보르달라스 감독(59)과 접촉했다는 스페인 현지 언론 보도가 있따라 나오고 있다. 현재 무직 상태인 보르달라스 감독은 아마추어 선수 출신 감독으로 지난 1993년 자신의 고향팀인 알리칸테 B팀 감독을 맡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알리칸테 A팀, 베니도름, 엘덴세, 페레즈 젤레돈, 노벨다, 에르쿨레스, 알코야노 등 스페인 하부리그 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5/16 시즌엔 알라베스를 이끌고 라리가2 우승을 이끌었고 2016/17 시즌 헤타페를 맡아 라리가2 3위로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팀을 승격시켰다. 승격 이후 2017/18 시즌부터 네 시즌 간 헤타페를 맡은 그는 라리가 최고 순위 5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5위를 기록하면서 그는 생애 첫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후 2020/21 시즌엔 발렌시아 지휘봉을 잡았다. 리그에선 9위에 머물렀지만, 팀을 코파 델 레이 결승까지 이끌었다.
보르달라스식 축구
이강인과 인연
보르달라스 감독의 커리어로만 보면 가히 한국 역대 대표팀 감독 커리어에서는 역대급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축구적으로는 전혀 큰 문제가 없다. 그가 맡았던 소속팀의 전술과 색깔은 4-4-2 전형을 세우고 타이트한 두 줄 수비를 갖추며 강한 압박 축구를 시도했다. 이 압박으로 볼을 뺏은 뒤 빠르게 공격 전환을 시도해 공격진의 마무리로 득점을 노린다.
물론 벤투 감독이 4년 동안 갈고 닦았던 ‘빌드업 축구’와는 반대되는 철학이지만, 본인 고유의 철학을 갖췄고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봤다는 점에선 충분히 제안할 가치가 있다. 또한 발렌시아 시절 이강인과도 짧았지만,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특히 이강인이 발렌시아에서 방출되듯이 나올 때 “구단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공개적으로 구단을 비판한 바 있다. 스페인 출신으로 스페인에서 오래 활약한 이강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도 반가운 요소가 될 수 있다.
국대 경력 없는
여러 불안 요소
유럽에서 지도력만큼은 이미 인정받은 보르달라스 감독이지만 그에게도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국가대표팀 감독 경력이 없다. 매일 합숙하며 훈련을 할 수 있는 클럽팀과는 달리 대표팀은 주어진 기간에만 짧은 시간에 모여 훈련 후 경기를 치러야 한다. 대표팀 감독 경력이 없는 보르달라스에게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그는 1993년 지도자 생활 시작 이후 30년간 단 한 번도 스페인 구단을 벗어난 적이 없다. 이 점은 마이클 뮐러 신임 기술위원장이 지난 11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신임 감독 선임 가이드라인 중 ‘환경적 요인’에 걸릴 수 있다. 해외 구단이나 대표팀 감독 경력이 없는 보르달라스가 스페인을 떠나 머나먼 동아시아, 한국에 오는 선택은 서로에게 리스크가 있는 편이다.
한편, 축구협회가 접촉하는 과정에서 최대 관건은 과거 자신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루었던 헤타페3 복귀설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몇몇 라리가 구단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여러 불안한 요소를 감수하고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선택할지, 태극 선장의 ‘첫 번째 후보군’으로 등장한 보르달라스 감독의 향후 거취에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