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산업 2030세대 인력 부족
플랫폼 시장에 젊은 층 쏠려
외국인 노동자 채용의 한계
전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국내 조선 업계는 인력난으로 인해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조선업의 핵심은 숙련공의 보유 유무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에 기술 전수가 되지 않아 고급 생산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다.
여기엔 고령화 현상도 한몫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빠른 고령화를 겪고 있다. 안 그래도 조선업에 젊은 인력들이 오지 않는데, 인력들의 숫자도 줄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도 문제지만 다가올 장래도 어두워 보인다.
또 다른 이유는 플랫폼 노동시장의 부상이다. MZ세대들은 초임 200만~30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는 조선소 일 보다는 조금 힘들더라도 많게는 400만 원~500만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배달 라이더나 배송 기사를 선호한다.
고용노동부와 조선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의 나이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0대부터 60세 이상이 65.9%로 2015년 말 대비 16%가량 늘어났다. 특히 50대 이상의 근로자는 23%에서 31%로 증가하여 조선업 내 주요 연령층이 됐다. 그러나 20∙30세대는 같은 기간 50%에서 34%로 급격히 감소했다. 그중 20대 도장공은 전체 대비 4.7%로 궤멸 직전이라 볼 수 있다.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조선협회가 생각해낸 방법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는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달라 한국인 근로자를 가르치는 것에 비해 몇 배나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힘들여 외국인 근로자를 숙련공으로 만들어도 금방 조선소를 떠나 다른 업종으로 가니 외국인 근로자가 숙련공 문제 해결의 핵심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점을 파악한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업계 최초로 대졸 생산직을 채용했다. 초봉은 4,500만 원이다. 업무 시간이 자유롭고 임금이 더 높은 플랫폼 노동시장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을 붙잡기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한 근본적인 종사자 감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선업계의 고충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