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속 로맨스
키스신 빼고 긴장감 고조
‘재벌집 막내아들’과 비교
연이어 개봉한 송중기와 송혜교의 주연작으로 관심을 받았던 ‘재벌집 막내아들’과 ‘더 글로리’가 키스신으로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송혜교 주연의 ‘더 글로리’는 청소년 시절 지독한 학교 폭력을 당한 한 여자가 자신의 모든 삶을 복수에 거는 이야기로 극 중 송혜교는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 역을 맡았고 이도현은 그에게 호감을 느끼다가 복수에 동참하는 선배 주여정 역을 맡았다.
송혜교와 이도현은 응급실 옆 침대에서 우연히 손이 스치는 등 첫 만남에서부터 로맨스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었으며, 선후배라는 관계, 이후 우연히 기차에서 만난다는 설정까지 수많은 로맨스물을 집필한 김은숙의 로맨스적 설정이 가득했다.
그러나 김은숙은 이들의 로맨스를 지우며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은숙은 비하인드 코멘터리 영상에서 “감독님이 안 말렸으면 4부 엔딩은 키스신이었다. 국룰”이라며 두 사람의 키스신을 뺐다고 밝혔다.
한국 드라마에서 로맨스를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했던 김은숙이 과감히 그 틀을 벗어던진 것이다. 이들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30대 중반이 돼서도 학폭 상처로 괴로워하며 복수에 눈이 먼 송혜교가 갑자기 이도현과 키스했다면 ‘더 글로리’의 개연성이 통째로 증발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최근 종영한 송중기 주연의 ‘재벌집 막내아들’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키스신으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도 ‘더 글로리’와 마찬가지로 복수극이다. 억울한 죽음을 맞은 재벌 총수 일가의 비서가 그 집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복수극으로 해당 드라마는 ‘더 글로리’보다 복수해야 할 인원도 많고, 복수의 성공 가능성도 희박한 큰 스케일의 복수를 꿈꿔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송중기는 첫사랑 신현빈을 향했으며 그를 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고, 본인이 위태로운 상황마저 감수하는 등 냉철한 주인공의 그간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설득력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피 튀기는 연기력 대결이 펼쳐지는 중에 갑자기 등장하는 송중기와 신현빈의 키스 타임은 설렘보다는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밖에 평가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