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3년 간 유치원비 지원
직장 어린이집 등 육아 부담 줄여
사면 바꾸며 새 기업문화 조성
현대그룹 정주영 창업주의 손자 정기선은 현재 중공업 그룹 ‘HD현대’ 사장을 맡고 있다. 맡은 분야 때문에 ‘정주영 적통’이라 불리는 그가 최근 직원을 위해 파격적인 복지를 내놓았다. 과연 어떤 이유에서 나온 방안일까?
지난달 말, HD현대는 임직원 자녀를 위해 유치원 교육비 확대, 학부모 참여형 직장어린이집 운영, 유연근무제 확대 실시 등의 지원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고 직원들이 놀란 복지는 유치원 교육비 확대였다.
이 복지는 초등학교 입학 전 3년 간 임직원 자녀의 유치원 교육비를 자녀 1인당 연 600만 원 지원하는 것이다. 최대 3년 제한으로, 총 1,800만 원을 지급한다. 자녀 수 제한은 없어 3명의 자녀를 둘 경우 최대 3년간 5,400만 원까지 수령이 가능하다.
일반 사립유치원의 한달 평균 등록비가 32만 원인 걸 감안하면 평균치를 웃도는 혜택이다. 여기에 경기 성남시에 새로 지은 그룹사옥인 글로벌R&D센터(GRC)에 최대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드림보트 어린이집’도 개관할 예정이다.
이 어린이집은 임직원이면 무료로 아이를 입학시킬 수 있는 곳으로,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며 영어교사가 상주해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자녀가 있는 임직원이 아이 돌봄 부담을 한숨 덜어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사측은 “유치원 교육비 지원과 어린이집 신규 개원 등을 통해 육아부담을 줄이고 국가적 문제인 저출생 분위기 해소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정기선 사장의 진짜 의도도 있었다.
새 복지 발표 직전, 정 사장은 비전선포식을 열고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여러분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명을 기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HD현대’로 공식명칭 변경을 선언했다.
새 이름으로 바꾼 기업이 제조업을 넘어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나은 기업문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정기선 사장은 “근무환경, 업무방식은 제가 가장 신경 쓰고 챙겨야 하는 부분인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지속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역시 대기업”, “좋은 복지다. 회사도 더욱 발전하고 좋은 소식만 있기를”, “배는 울산에서 만들고 복지는 수도권 본사에서 이뤄지네”, “사실 최고의 복지는 기본금 인상인데”, “중공업에 젊은 사람이 적을 텐데 유치원 지원 혜택이라니”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