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7주년 개그우먼 김숙
“외모 희화화한 개그 조심해야”
4년 전 발언 재조명돼
올해로 데뷔 27주년을 맞은 김숙의 과거 발언이 최근 커뮤니티 사이에서 다시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8년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에서 김숙은 개그우먼들의 외모를 개그 소재로 사용하는 것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소설가 김중혁은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 불편하다. 여성 희극인의 외모를 개그 소재로 사용하더라 변화하고 있긴 하지만 갈 길이 먼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그러자 김숙은 “방송국 사람들은 방송국에만 있어서 그런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더 모를 수 있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희열이 “과거에는 더 심했을 것 같은데 어땠냐”고 김숙에게 묻자 그는 “과거에는 남성 희극인을 중심으로 한 코너가 많았다. 공연 시작 전 분위기를 띄울 때 여성 관객의 외모를 비하했다. 이유는 관객들이 많이 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개그를 하면 야유를 받는다. 개그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김숙은 “나도 어떤 것에 웃음이 터지는지 정확히 배웠던 사람이다. 지금 생각하면 해서는 안 될 개그를 너무 많이 했다. 가끔 선잠이 들었다 깰 때 과거에 했던 개그가 생각나 창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리석었다. 그때 공부하고 개그를 했다면 이렇게 문득문득 생각이 나지 않았을 텐데 과거엔 모든 사람들이 전혀 문제의식이 없었다. 옛날 방송을 보면 깜짝깜짝 놀라서 후배들 만나면 공부하라고 한다“고 전했다.
김숙이 설명한 이런 개그 소재로 피해를 본 여성 희극인들은 꽤 많다. 대표적으로 신봉선, 정주리, 박지선, 오나미 등이 있다. 특히 오나미는 KBS 공채 26기 개그맨 시험에 붙어서 방송국에 들어서자마자 선배들에게 “이번엔 너구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여기서 “너구나”는 바로 못생긴 개그우먼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우고 싶어도 굳어진 이미지는 쉽게 지울 수 없는 법이다. 그렇게 오나미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도 ‘못생긴 개그우먼의 대명사’, ‘비호감 개그우먼’으로 대중에게 낙인찍혀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그나마 여성의 외모로 비하하는 개그 소재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 중인 박나래는 아직도 그런 취급을 받곤 한다.
김숙의 발언을 본 누리꾼들은 “제발 여성의 얼굴을 개그로 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저러니까 외모지상주의가 점점 심각해지지”, “외국에서 저런 개그 하면 그 자리에서 붙잡혀 갈듯”, “4년 전 방송인데 저런 발언을 하다니ㅠㅠ 멋있어요 언니” 등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