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정유경
호텔 분야에서 격돌
조선호텔 vs 호텔오노마
남매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렸을 때부터 투닥투닥 하며 자랐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재벌가의 남매의 경쟁은 일반적인 남매와 차원이 다른 스케일이며, 회사 경영과 더 나아가 그룹의 주도권에 큰 영향을 준다.
최근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두 자녀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호텔 사업을 두고 경쟁에 불이 붙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담당한 ‘호텔 오노마, 오토그래프 컬렉션 호텔(이하 호텔 오노마)’은 27일 대전에 개장했다.
‘호텔 오노마’는 신세계백화점의 연결 자회사인 신세계 센트럴시티가 운영하는 첫 독자 브랜드이며 정 총괄사장이 담당한다.
오픈 한 달 후까지 주말 예약 만실 기록하며 순항을 예고한 이곳은 정 총괄사장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첫 번째 호텔 브랜드가 될 예정이다.
사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은 서울 반포에 있는 ‘반포 JW 메리어트’만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위탁 경영에 대한 수수료만 받는 구조로 정 총괄사장이 직접적으로 호텔 사업을 담당하진 않았다.
따라서 ‘호텔 오노마’를 통해 정 총괄사장이 본격 호텔 사업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이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남매가 각각 조선호텔앤리조트와 신세계 센트럴시티를 통해 경영 경쟁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중이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 측은 대전시가 공모 입찰 당시 입점 조건으로 호텔을 지을 것을 요했는데,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여력이 없어 백화점 측에서 호텔을 경영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회사가 동일한 사업군인 호텔사업을 영위하게 되면서 남매는 경쟁구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로 입사한 정용진 부회장과 달리 정유경 총괄사장의 커리어는 호텔 사업으로 시작했다.
정 총괄사장은 1996년 조선호텔에서 마케팅 담당 상무보로 입사하며 2009년까지 그룹의 호텔 사업을 맡았다.
현재 신세계 그룹의 호텔 사업은 이마트 연결 자회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를 통해 정용진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라는 다른 사업 분야를 맡았음에도 유통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비교되던 둘은 동일한 호텔 사업을 각자 맡게 되면서 비교와 경쟁이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최근 정용진 부회장의 부실한 호텔 실적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도 경쟁구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706억 원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5배 이상 손실액이 늘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모기업인 이마트를 통해 지난해 유상증자와 주식 취득으로 약 3700억 원을 지원하며 호텔 사업에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년간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비즈니스호텔 ‘그래비티’, 5성급 호텔 ‘그랜드 조선’, 6성급 호텔 ‘조선 팰리스’까지 전방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호텔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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