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장단 워크숍
투자 규모 축소 계획 보고
이재용 “자신 없으세요?”

출처 : 뉴스1 / 삼성전자
출처 : 뉴스1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역시 4조 3,6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나 감소했다. 반도체 업황 한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최근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사장단은 이러한 이유로 지난달에 열린 워크숍에서 올해 50조 원대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엔 60조 원으로 계획했으나 불황으로 인한 손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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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전망치도 밝지 않았다. 영업이익 전망이 지난여름 50조 원가량에서 11월에 34조 원으로 줄더니, 올해 들어서도 22조 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번 달에 17조 원으로 약 3분의 1이 줄어들었다. 반도체 부문은 이익은커녕 적자까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사장단은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에게 투자 규모 축소를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회장은 사장단에 “자신 없으세요?”라고 단 여섯 글자로 되물었다고.

이재용 회장의 이 물음에 사장단은 투자 축소 계획을 철회해버렸다. 그리고 투자 유지로 방향을 틀었다.

출처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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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은 무슨 자신감이었을까? 놀랍게도 투자 감행 선례가 있었다. 지난 2001년 D램 가격이 전년보다 10% 떨어지는 급락이 있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총수 자리에 있던 시절로, 삼성전자는 위기에도 수조 원대 투자를 감행해 12인치 웨이퍼 생산에 나섰다.

이 회장의 부친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타이밍 산업’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실적에 맞춘 투자가 아닌 적절한 시기에 집중 투자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재용 회장 역시 20여 년 전과 비슷한 반도체 불황 시기에 투자를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이재용 회장의 질문 이후로 추정되는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 원을 차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설 투자를 위해 그동안 ‘무차입 경영’ 원칙을 깼다고 보았다. 그만큼 반도체 투자에 사활을 건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 실적에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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