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
현재 서울 강남 테헤란로 위치
포항시 반발에 이전 추진
1968년, 바다가 깊어 10만 톤급의 화물선이 드나들 수 있고 배후지도 넓었던 경상북도 포항에 제철소가 창립됐다. 우리나라 중공업 발전에 이바지한 포항제철소는 시간이 흘러 철강특화 기업집단 ‘포스코그룹’으로 성장한다.
이름부터 포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포스코는 그동안 포항 지역사회 발전에도 영향력을 끼쳤다. ‘포항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며 취업, 유통, 부동산 등 포항시 지역경제를 순환시켰다. 이제 포스코 없이는 포항을 떠올리기 힘들 지경이다.
지난 2021년 12월, 포스코는 이사회에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의결했고 이듬해 안건이 통과되어 기존 포스코는 상장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로 다시 출범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 계열사를 관리하며 수소·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 투자와 발굴 등의 업무를 했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 역시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이란 말을 따랐다. 포항에서 나고 자란 회사이지만, 본사를 덜컥 서울에 차렸다. 이들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 본사를 꾸렸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것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였다.
포스코를 키운 포항시는 황당했다. 포항시청을 비롯해 포항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본사면 본사답게 포항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포항 지역 시민단체 등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홀딩스를 포항으로 이전하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본사를 포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일부 이사들은 “그룹 성장 비전에 비춰볼 때 포항으로의 이전은 납득 안 간다”고 반대했지만, 앞서 지난해에 회사 경영진이 포항시와 본점 이전 추진을 합의한 바 있다. 민감한 안건인 만큼 주주 의견을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오는 3월 17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의견에 따라 이전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 역시 “지주회사가 어디 있든 회사 경영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 않을 텐데, 이전 비용만 날리는 꼴이다”와 “정체성이 있는 데다가 가까울수록 지배와 관리가 용이하다” 등 양측으로 나뉘어 의견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