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미래 이강인
한동안 벤투 감독의 외면
최태욱 코치가 밝힌 이유
한국 최장수 감독이자 월드컵 16강 진출을 일궈내며 성공적인 감독 커리어를 쌓고 떠난 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은 4년 내내 일관된 ‘빌드업 전술’을 고집하며 자신의 철학을 대표팀 전술에 녹아 들이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축구팬과 전문가들의 비판을 감수해야만 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와 전술에 적합한 선수를 선발해 한번 뽑으면 잘 바꾸지 않는 고집스럽고 일관된 선수 선발 방식도 많은 축구 팬들의 비판을 받았는데 이 같은 벤투 감독의 ‘고집’은 결국 월드컵이라는 증명하는 무대에서 자신의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
벤투와 이강인
팬들과 전문가의 의아함
벤투 감독이 4년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비판을 받고 이슈를 만들어냈지만, 선수 기용 과정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이름이 바로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으로 떠나 유스를 거쳐 프로 무대를 밟았고 지난 2019년 U-20 골든볼을 수상할 만큼 한국 축구의 최고 기대주로 성장했다.
그런 이강인을 두고 벤투 감독은 2021년 한일전 이후 월드컵 전 최종 평가전 전까지 단 한 번도 소집하지 않은 것. 이 시기에 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그리고 최종예선을 시작하는 시기였다. 한국에선 꾸준히 이강인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돌았지만, 벤투 감독은 그때마다 “이강인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다”라며 발탁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최종 평가전 소집
출전 시간 0분 논란
벤투 감독이 다시 이강인을 부른 시점은 2022년 9월, 카타르 월드컵을 약 2개월을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나서며 라리가 도움 1위를 기록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적극성과 수비 능력도 개선된 상황이었다. 그런 모습을 느낀 것인지 벤투 감독은 2년 반 만에 이강인을 대표팀을 호출한 것.
그러나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코스타리카와 카메룬 2연전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단 1분도 기회를 주지 않을 것. 카메룬전엔 이강인을 교체 투입하지 않자 6만 관중이 “이강인”을 연호하기도 했다. 그때도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은 건 전술적 선택이다”라는 말과 함께 “구단에서 먼저 기회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최태욱이 밝힌
벤투의 속내
월드컵 직전까지 이강인을 출전시키지 않으며 많은 축구팬들과 전문가들은 이강인의 최종명단 승선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그러나 이강인은 소속팀에 돌아가 공격력은 물론이고 수비력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벤투 감독은 결국 월드컵 최종 명단에 그를 포함시켰다. 마침내 월드컵 본선에 들어서는 1차전부터 교체 1순위 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이강인에 대한 믿음을 보였고 이에 이강인은 경기의 흐름을 바꾸며 벤투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벤투 사단에 속해 함께 벤투 감독을 보좌했던 최태욱 코치는 그간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벤투 감독은 이강인에게 수비적인 능력도 요구했지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 한동안 발탁하지 않았고 기다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월드컵 직전 6개월부터 수비 능력이 올라왔다. 이강인 스스로 이를 해냈고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월드컵에 데려갔다”라고 전했다. 최태욱은 이 일련의 과정 동안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 기다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