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출연한 배우 김혜자
남편 이야기하며 눈물 흘려
“나는 엄마‧아내로서 빵점”
수많은 작품에서 엄마 역할을 해오면서 ‘국민 엄마’로 불리는 배우 김혜자가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61년 연기 경력에 빛나는 김혜자가 등장했다. 이날 김혜자는 인간 김혜자로서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밖에서는 ‘국민 엄마’로 불리지만 정작 본인은 엄마로서 0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기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엄마 노릇도, 아내 노릇도 정말 빵점이었다. 식구들이 이해해줘서 연기를 잘 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남편을 향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남편은 1998년 췌장암으로 곁을 떠났다고. 김혜자는 “남편은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죽을 때도 ‘어떡하냐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데’ 그랬다. 그래서 ‘이제 다 할 줄 아니 걱정하지 말아라’고 한 기억이 난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내가 한문을 잘 못 쓴다. 그래서 봉투에 ‘축의’, ‘부의’ 이런 걸 잘 쓰는 남편에게 ‘당신 없으면 이거 누가 써줘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이 정말 한가득 써줬다. 아픈 사람이 그렇게 다 써줬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혜자는 남편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남편은 퇴근할 때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보고, 사 오곤 했다. 내가 투정을 부리면 밤에 산책하러 나갔다 온다고 하고 사 왔다. 남편은 늘 나를 어린아이처럼 바라봤다”고 남편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매일 이런 기도를 한다. ‘천국은 못 가도, 문 앞까지는 데려다주세요’라고. 남편에게 사과를 꼭 해야 한다.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누나처럼 잘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1960~70년대 TV 방송 초기 때부터 왕성히 활동한 김혜자. 그는 과거부터 CJ제일제당 계열사 관련 광고에 주로 출연했다.
한창 제일제당 광고에 나올 당시 사측은 김혜자를 단순한 광고 모델이 아닌 전무급으로 대우했다는 것은 지금까지도 유명한 일화다. 김혜자 역시 20년 넘게 의리를 지켰다고.
김혜자는 현재까지 고령에도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전 세대에 걸친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