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90% 자랑하는 MNH 엔터
연습생 의견도 존중하는 자세
소규모 회사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아
아이돌 가수에게 소속사는 큰 힘이 된다. 대형 소속사에 속해 있다면 데뷔 후 성공은 다른 이들보다 한발 앞서게 된다. 선배 가수의 팬이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Mnet <프로듀스 101> 역시 마찬가지였다. 개인 연습생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중대형 소속사 연습생들은 이미 노출된 경우가 많아 팬을 형성한 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소속사의 연습생, 청하가 4위를 차지했다. 최종 11명의 후보 중 소속 아티스트가 한 명도 없는 유일한 기획사였다.
I.O.I 해체 후 청하는 솔로로 데뷔하며 명실상부 1위 가수로 거듭났다. 쟁쟁한 대형 기획사 사이에서 1위 가수를 배출해 낸 청하 소속사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름의 비밀
3대 기획사 SM, YG, JYP는 모두 대표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MNH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성이 ‘문’씨 인가 생각하겠지만 전혀 다르다. MNH는 “Music N(&) Humanity” 음악과 인간성을 뜻한다. 회사가 추구하는 철학이 고스란히 보이는 작명이다.
이유 있는 성공, MNH 이주섭 이사는 JYP에서 10년을 근무하며, 이미 대형 소속사의 커리큘럼을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JYP는 아티스트를 틀에 가두려 하지 않기 때문에, 10년 동안 새겨온 철학이 MNH 소속사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는 “아티스트 역시 자신의 생각을 지니고, 고민해야 한다.” 말하며, 스스로 판단할 때 문제없는 이들을 연습생으로 발탁한다고 밝혔다.
연습생을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을 새겨듣는 것. 동시에 연습생 스스로 자신을 책임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MNH의 비결이다.
청하가 MNH에 들어오기 전, 수많은 기획사들이 청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노래, 춤 어느 하나 빠지질 않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그들은 ‘청하를 주축으로 한 그룹으로 데뷔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주섭 이사는 달랐다. “스스로를 증명해야 데뷔 시켜주겠다.”라고 말하며, 데뷔를 전제로 하지 않았다. 실제로 청하 역시 이 말이 MNH를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단호하게 말하자면 MNH 엔터테인먼트는 다른 연습생들이 보기에 소위 말하는 생소한 기획사다. 이주섭 이사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연습생과 복수 연도가 아닌 1년 단위로 계약한다.
부모님의 입장에서, 그리고 그가 생각하기에도 “여기서 연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섣불리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겐 “1년 뒤 무조건 재계약을 원하도록 하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로 연습생의 90% 이상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주접 킹 MNH, MNH 엔터테인먼트는 소문난 ‘청하 덕후’로도 유명하다. 청하 팬들 역시 이 점을 인정하며 소속사를 ‘갓 MNH’라고 부르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돌 팬들이 “소속사랑 재계약하지 마라”, “소속사에서 벗어나라”라고 울부짖는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소속사는 보통 팬들이 만드는 패러디 영상, 축하 영상 등을 직접 만든다. 퀄리티는 물론 최상이다. 최근엔 청하 채널도 개설하며 팬들에게 청하의 일상을 전하고 있기도 하다.
아무래도 소규모 회사다 보니 MNH의 전 직원이 한 명뿐인 아티스트 ‘청하’만을 바라보고 있다.
여성 가수 팬이라면 누구나 걱정하는 ‘의상’문제도 MNH라면 걱정 없다. 청하의 주특기는 춤. 무대 완성도를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 청하를 소속사 직원들은 잘 알고 있다.
최근 컴백했던 ‘벌써 12시’ 안무에는 몸을 숙이거나 무대에 앉는 동작이 많다. 그래서인지 청하의 스타일리스트는 무대 의상의 90% 이상을 모두 바지로 준비했다.
겨울에 컴백한 청하를 위해 야외 행사에서는 퍼자켓을 입히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청하의 성공은 가수를 꿈꾸는 연습생들에게, 그리고 가수의 꿈을 키워주는 많은 소속사에게 큰 본보기가 되고 있다.
아티스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많은 대형 기획사 역시 이 점을 본받으며, 소속사의 방향성과 철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유 없는 성공은 존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