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업자가 수십 개 운영
타 매장 밀어내기
배달앱에서 적발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 “싱글벙글 배민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첨부되어 있는 50여 개의 배달 업체 식당의 이름은 모두 달랐지만 최소 주문 금액은 7,900 원으로 동일하며 메뉴 또한 거의 비슷했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게시글 작성자가 배달 앱에 게재된 사업자 정보를 알아보니 약 80개의 식당을 모두 한 사람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게시글 작성자는 배달 앱 ‘배달의 민족’에서 강남구 인근 1인분 배달 업체 총 50개 이상을 캡처해 업로드했다.
여러 식당들이 나열된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바로 식당 이름은 모두 다르지만 최소 주문 금액이 7,900원이라는 점, 돼지 김치찌개 [공깃밥 포함], 물냉면, 옛날 참치 도시락[프라이, 국물 포함] 등 같은 메뉴가 연속해서 나타난다는 점이었다.



이에 이상한 점을 느낀 작성자는 입점 업체들의 사업자 정보를 확인했다.
식당 이름과 사업자 번호는 모두 달랐지만 대표자명과 업체 주소가 동일했으며 상호만 모두 ‘주식회사 네이처키친 00점’으로 조금씩 다르게 기재되어 있었다.
작성자는 “한 명이 사업자 80개 가까이 내서 배민에 도배해 놓았다. 메뉴 이름만 다르고 구성은 똑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가게들은 싹 다 밑으로 내려가서 안 보인다. 스크롤을 아무리 내려도 다 같은 사람이 만든 가게다”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 게시글이 인기를 끌자 여러 커뮤니티에서 해당 주식회사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해당 입점 업체들에 공통적으로 기재된 주소를 찾아보니 강남구 역삼동 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한 공유 주방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곳 공유 주방에서 배달 주문을 받은 배달 라이더는 “로봇이 픽업 음식을 가져다 주네”라는 내용의 글을 기재하기도 했다.


뒤이어 네티즌들은 ‘주식회사 네이처 키친’에 대해 조사했다.
주식회사 네이처 키친은 올해 2월 설립되었으며 간이음식 포장 판매 전문점으로 경영 중인 회사다.
이 네이처 키친의 대표자는 배달 앱에 입점된 업체들의 대표자명과 같았다.
즉, 한 사람이 약 80개의 업체를 배달 앱에 등록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유 주방을 사용한다면 주소가 같을 수 있지만 사업자나 대표자가 같다면 사실상 같은 회사로 봐야 한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저렇게 80개씩 등록해놓고 줄 세워놓으면 공정한 경쟁이 되겠냐”, “깃발 꽂기, 밀어내기 아니냐”, “저 사업자 때문에 목록 뒤로 밀려난 자영업자들은 무슨 죄냐”라며 분노를 표했다.
‘밀어내기’ 논란이 거세지자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건에 대해 사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내부적으로 확인 중으로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설명하겠다”라고 답한 상황이다.
한편, 해당 업체는 현재 다른 배달 앱인 요기요에도 같은 방식의 경쟁 업체 밀어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