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진 깨고 부활한 임효준
안현수 악몽 되풀이되나
황대헌 공백 메꾼 박지원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2-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를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라는 쾌거를 얻었다. 대표팀은 개인 종목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반면 계주 종목에서의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1위를 차지한 나라가 있다.
바로 지난 2020년 6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에 귀화한 임효준(린샤오쥔)이 있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이다. 특히 임효준은 남자 500m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2관왕에 올랐는데, 이로 인해 국내 빙상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만에
금메달 목에 건 임효준
500m 결승에서 우승한 뒤 임효준은 “많은 해가 바뀐 뒤 금메달을 다시 획득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수년 동안 많은 일이 있은 뒤 메달을 땄다”고 눈물과 함께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말한 이유는 ‘종목별 세계연맹 공인·주관 대회 참가 3년이 지나야 다른 나라를 대표할 수 있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으로, 지난해 7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정식 합류할 수 있었기 때문.
더군다나 임효준은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답지 않게 이후 출전한 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중국 내에서도 그런 그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는 분위기가 흘렀다. 그런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두개를 거머쥐며, 오성홍기를 단지 3년 만에 자신의 명성을 되찾은 것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 3개 뺏긴 악몽
임효준의 부활은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게는 악재나 다름없다. 이미 한 차례 뼈 아픈 악몽을 겪은 바 있기 때문인데, 임효준 이전에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가 그 주인공이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안겼던 안현수이지만,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국적으로 출전해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금메달 3개를 뺏은 바 있다.
이에 임효준 역시 그럴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 일각에서는 그가 ‘제2의 안현수 사태’를 일으킬 것이라 주장하고 있는데, 다만 이번 5차 대회에서 남자 한국 쇼트트랙 간판인 황대헌이 출전하지 않았다는 점과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박지원의 성장 가능성을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에만 개인전
7개 금메달 딴 박지원
한편 ISU 월드컵 5차에서 최민정은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의 면모를 어김없이 보여줬다. 지난 4일 여자 1500m 결승에서 주특기인 아웃코스 돌기를 앞세우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이로써 올 시즌 월드컵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지원은 1500m, 1000m에서 2관왕에 올랐는데, 올 시즌에만 무려 7번째 개인전 금메달이다. 이 같은 활약상에 오는 10일부터 진행되는 6차 대회에서 추가될 메달이 더욱 기대된다. 이변이 없는 한 현재 월드컵 랭킹 총점 868점인 박지수가 세계 랭킹 1위를 등극하는 것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