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지적받던 서초구 대형교회, 지자체와의 갈등 소송 결과

서초구 사랑의교회
구청의 도로 점용 원상복구 명령에 불복
법원, 원고 패소 판결

우리나라 교회 가운데 초대형 예배당 보유를 자랑하는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가 서초구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은 사랑의교회가 서울 서초구청을 상대로 낸 원상 회복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지난 2010년, 사랑의교회는 서초 예배당을 건축하며 공공도로 ‘참나리길’ 지하 일부를 점용했다. 현재 본당 강대상 부분과 성가대석, 주차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공간이다.

당시 서초구는 교회 측이 참나리길의 일부를 사용하도록 도로 점용과 건축 허가를 내줬다.

참나리길 지하에는 상수도관과 통신 시설물, 도시가스 배관이 매설되어 있어 서울도시가스와 KT가 부정적 의견을 냈는데도 말이다. 종교 예배실로 사용하기 위해 공공도로 지하를 점용한 사례는 이게 처음이었다.

교회는 공공도로를 점용하지 않으면 차량용 승강기를 설치하는 불편이 따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초구의 허가를 받기 위해 점용료 20억원을 내고 교회 어린이집을 기부 채납하며 도로 1차선을 확장했다.

그러나 이듬해 서초구 주민들을 비롯한 종교계 및 시민단체들은 서울행정법원에 건축 허가 취소와 시정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결국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서초구청은 2020년 교회에 도로점용을 원상회복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사랑의교회는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또다시 구청을 상대로 명령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냈다.

행정법원은 집행정지를 일부 인용하며 원상회복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켰으나, 본안 판단에서는 사랑의교회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이날 사랑의교회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심 재판의 경과를 면밀히 살펴보고 향후 항소심에서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판결로 원상회복조치가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허가 후부터 지금까지 점용 부분에 대한 사용료를 서초구청에 납부해 오고 있다. 따라서 교회생활과 건물의 안정적인 사용에는 전혀 변동이 없을 것”, “참나리길 관련 사안이 원만히 마무리 되도록 기도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사랑의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교회로, 교회 규모와 신자 수로 볼 때 교단에서 가장 큰 교회다.

옥한흠 목사가 1978년에 강남은평교회라는 이름으로 개척하고 1981년에 사랑의교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2003년 8월부터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목사였던 오정현 목사가 담임 목사로 부임했다.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의 지하예배당을 가진 교회로 등재됐다. 총면적 8,418㎡, 수용 가능 좌석 9,380석이다.

출석 신도수는 4만여명에 이른다. 지난 2019년 열린 헌당식에선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와서 축사를 했는가 하면 반기문 전 UN총장,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박항서 축구감독 등 유명 인사들도 축사를 보낼 정도였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는 후보였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