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이인광
김치 소포에 덜미 잡혀
인터폴 적색 수배 검거
밀항 후 자취를 감춘 라임사태의 주범 이인광 전 스타엠 회장이 프랑스에서 체포된 이유가 동거인 이 모 씨가 보낸 김치 소포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인광 회장의 도피 행각이 김치 소포 하나 때문에 5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19일 검찰은 최근 이인광 회장의 동거인이자 강남 텐프로 술집의 마담으로 알려진 A 씨의 집을 압수수색 하던 중 A 씨가 프랑스에서 도피 중인 이인광 회장에게 소포로 김치를 보낸 사실을 포착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검찰 수사관이 김치의 도착 주소를 인터폴에 알려 이인광 회장이 현지 시각으로 18일 오전 프랑스 니스 지역에서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임펀드 수사팀을 재편해 이인광 회장을 추적해 왔다. 올해 초 이인광 회장의 도피 장소를 특정해 이인광에 대해 중범죄 피의자에 대한 최고 단계의 국제 수배 조치인 인터폴 적색 수배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경찰청과 서울 남부지검, 대검 국제협력담당관실 인터폴 사무총국과 프랑스 인터폴이 합동 추적팀을 꾸려 검거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이인광 회장은 2022년 4월 필리핀으로 밀항해 싱가포르와 태국, 독일을 거쳐 프랑스에 입국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 추적팀은 이인광 회장의 국내 조력자들을 중심으로 자금추적 등의 수사를 통해 소재를 파악할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경찰은 한국의 요청에 따라 이인광 회장의 검거를 중요 사건으로 배당해 수사를 진행했다.
3월 초 이인광 회장의 국내 조력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합동 추적팀은 인광 회장이 더 깊게 은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내외 모든 공조망을 최대한 활용해 해외 도피 조력자의 주거지를 찾은 이인광 회장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검찰 측은 법무부와 협조해 프랑스로부터 범죄인인도 청구 등 조속히 신병을 인도받기 위한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인광 회장이 주범으로 불리는 라임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를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이 하락하면서 펀드런 위기에 몰리자, 환매 중단을 선택한 사건이다. 이들은 결국 파산을 선고해 피해 규모가 엄청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라임사태에 정치권 인사가 연루되는 등의 이슈도 있었다.
이인광 회장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과 함께 ‘라임 회장단’으로 불린 기업사냥꾼이다. 라임자산운용의 자금 약 1,300억 원이 이인광 회장이 지배하고 관여하는 법인 에스모와 이에스브이 등에 투입됐다.
라임 회장단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30년이 구형됐다.
이인광은 라임자산운용의 자금 1,300억 원을 투입해 동양네트웍스, 에스머, 에스모머티리얼즈 등 다수의 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으로 인수한 후 주가조작을 벌이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입건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14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가 프랑스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고 한국으로 송환되는데 걸린 기간은 3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이 2014년 유섬나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그가 불응하자 인터폴을 통해 수배해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섬나 측은 “유 씨는 세월호 침몰과 무관한데 한국 정부가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므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 한국에는 사형제와 강제 노역형이 있다”는 주장으로 출석을 거부한 것이 알려졌다.
이인광이 유섬나와 비슷하게 프랑스에서 한국 송환을 거부하는 재판을 신청할 경우 유섬나가 송환되는데 걸린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는 것이 법조계 전문가의 추측이다.
또한 이인광이 라임사태와 관련한 재판 외에도 마약사범 도피와 관련돼 기소 중지가 된 상태로 알려져 관심이 주목된다.
이인광은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가수 연습생 출신 B 씨를 해외에 도피시킨 혐의로 지난 2021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함께 기소된 바 있다. 이인광의 송환이 결정될 경우 이에 대한 재판을 함께 받을 것으로 추측된다.
검찰관계자는 이인광을 검거한 것에 이어 라임사태의 몸통으로 불리는 김영홍에 대한 수사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이 인터폴을 비롯한 현지 경찰과 함께 해외에 있던 김영홍을 검거하기 위해 나섰지만, 놓친 전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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