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임금 현황 추이’
韓 399.8만 원, 日 379.1만 원
시간당 임금 157.8% 늘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이 일본 기업인들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에 반해 일본과 달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더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경제는 수십 년간 장기 침체가 이어져 임금 인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임금 인상이 20년간 쌓여 우리나라의 임금 상승 속도가 일본에 비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17일 발표한 ‘한·일 임금 현황 추이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02년과 2022년의 한국과 일본의 상용 근로자(10인 이상 기업 근무) 월 임금 비교 결과를 볼 수 있다.
한국은 2022년 179만 8,000원에서 2022년 399만 8,000원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2002년 기준 일본 상용근로자 월 임금 총액 385만 4,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양에서 일본의 월 임금 총액을 가까운 수준으로 따라잡은 것이다.
같은 기간으로 비교해 볼 때 일본은 2002년 기준 385만 4,000원에서 379만 1,000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월 임금 평균 총액이 일본의 월 임금 평균 총액을 이긴 것이다.
기업 규모 별로 비교해 보았을 때 20002년 한국의 대기업 임금은 228만 4,000원, 중소기업 임금은 160만 8,000원이다. 일본의 2002년 대기업 임금은 483만 6,000원, 중소기업 임금은 310만 6,000원으로 우리나라가 2배 가까이 뒤처져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
2022년 기준 한국의 대기업 임금은 588만 4,000원, 중소기업 임금은 339만 9,000원이다. 동일 기간 기준 일본의 대기업 임금은 443만 4,000원, 중소기업 임금은 326만 9,000원이다.
물가 수준을 반영한 구매력 평가(PPP) 환율의 측면에서 봤을 때 2022년 기준 한국 임금이 4,993달러 한화로 약 657만 원인 것에 비해 일본 임금은 4,061달러 한화로 약 540만 원으로 나타났다.
위와 같이 기업 규모별로 2002년에 대기업, 중소기업 모든 부문에서 일본이 크게 앞서갔지만 2022년도에 들어서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서간 것으로 분석된다.
20년 사이 한국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은 157.6%인 것에 비해 일본의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6.8%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역시 우리나라의 임금 인상률이 111.4%로, 일본의 중소기업 임금 인상률이 7% 오른 것에 비해 크게 올랐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는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 임금의 기준을 100으로 잡았을 때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한국이 2002년 70.4에서 2022년 57.7로 격차가 더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일본은 64.2에서 73.7로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표가 이렇게 나타난 이유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대기업 임금이 더 많이 오르고,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 임금이 더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양국의 근로 시간 변화까지 고려했을 때 임금 인상률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2002년부터 2022년까지 20년 사이 한국의 월 근로 시간은 1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 기간에 월 임금 총액이 122.3% 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료를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했을 때 우리나라의 시간당 임금은 2002년 9954원에서 2022년 2만 5661원으로 157.8%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동일 기간 일본의 근로 시간과 임금은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일본이 임금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이는 지난 20년 간 임금 수준이 제자리에 머물렀던 것에 기인한 것이다”라고 전하며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누적된 높은 임금인상으로 초래된 임금 격차와 이에 따른 이중구조 심화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만큼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청년 일자리의 확대와 중소 협력사의 경영 여건 개선에 대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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