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칭 인스타그램
회장 자신인 것처럼 글 작성
구독자 35만 명 돌파, 대다수가 속아
‘국내 재계 1위 기업’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이 활발하게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재용 인스타’라 알려진 계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 계정의 진짜 정체 때문에 삼성전자는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꾸준히 이재용 회장이 운영하는 SNS 계정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보란 듯이 이 회장을 사칭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었다. 이 계정의 팔로우 수가 최근 35만 5,000명을 돌파했다.
2020년 6월에 개설된 사칭 계정은 삼성전자 공식 보도자료 사진을 인용하며 주어가 마치 이 회장인 것처럼 글을 작성하고 있었다. 계정 상단부에 ‘본 계정은 이재용이 아닌 팬페이지’라고 밝혔지만, 이 문구는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작성한 뉘앙스는 전혀 팬이라는 제삼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상당수 계정 방문자는 이 회장이 직접 사용하는 계정인 줄로 알고 댓글을 달 정도다. 지난달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한 사진엔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오늘 아산 사업장에서 정말 운 좋게 회장님과 악수했다”, “오늘 회장님을 잊을 수 없다, 와이프와 같이 악수해서 영광” 등의 답글을 달았다.
아직까지 이 계정을 운영하는 자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측은 측은 해당 계정의 존재는 알고 있지만 ‘팬페이지‘를 표방하고 있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아직 이 회장 이미지를 실추시킬 만한 게시글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인 걸로 추측된다.
실제로 이처럼 단순 사칭범은 사실상 처벌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엔 사칭으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해외에서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사칭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는 “해당 계정의 운영자가 이 회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밝혔고, 딱히 이 회장과 삼성전자에 해가 되는 글을 올리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지켜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왜 안 잡고 왜 처벌이 안 되지? 엄연한 신종 사기 수법이라고 보는데”, “이재용 사진 올리는 건 별생각 없는데 진짜 계정주가 회장인 척한다는 사실을 좀 소름 돋는다”, “알고 보니 진짜 이재용 회장 계정인 거 아니야?”, “저걸 진짜라 믿고 댓글 다는 사람들도 바보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