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 복귀작 ‘유령’
가장 연민했던 캐릭터 ‘김영호’
주연 데뷔작 ‘박하사탕’ 화제
배우 설경구가 ‘박하사탕’을 직접 언급해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설경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유령’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설경구는 ‘유령’에서 명문 무라야마 가문 7대로 일본인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 사이 태어나 성공 가도를 달리던 엘리트 군인이었으나 좌천돼 통신과 감독관으로 파견된 후 ‘유령’ 검거에 성공해 경무국으로 복귀를 꿈꾸는 인물을 맡았다.
이날 설경구는 본인 역할에 대해 “태생적 한계에서 오는 콤플렉스와 자신의 정체성을 지우기 위해 더 집착한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연민의 감정을 더 느끼게 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증오가 차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악랄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반전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반전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설경구는 이날 인터뷰에서 본인이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연민을 느꼈던 캐릭터로 영화 ‘박하사탕’ 속 김영호를 꼽았다.
설경구는 “당시 연기 경험이 많이 없어서 더더욱 그런 감정이 생겼던 것 같다. 촬영 당시 이창동 감독과 눈도 안 마주쳤다. 스스로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고,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잘 못했다는 생각에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촬영 이후에도 한참 동안 영호를 못 떨쳤다. 다른 현장에 가서도 괴로웠다. 애증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설경구의 겸손한 답변에도 불구하고 영화 ‘박하사탕’은 당시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설경구는 지난 1993년 연극으로 데뷔해 다양한 연극 무대에 섰으며, 영화에 입문해서는 단역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 2000년 영화 ‘박하사탕’으로 첫 주연작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설경구는 ‘박하사탕’에서 40대에서부터 20대로 거슬러 올라가 점점 순수함을 잃고 타락해가는 남자 ‘김영호’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당시 ‘1999년 한국 영화가 발견한 최고의 수확’이라는 극찬받기도 했다.
한편 설경구가 이번에 선택한 영화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리는 영화로 오는 1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