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후신 ‘위니아전자’ 근황
작년 7월부터 임금 체불 사태 이어져
직원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창업주 김우중 씨가 세운 대우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대우전자. 잘 나가던 대우전자의 충격적인 근황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0년대 최고 전성기를 맞았던 대우전자는 현재 역사 속으로 사라진 상태다. 그러나 대우전자의 후신인 위니아전자는 여전히 건재하다.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위니아전자는 지난 202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국내보다는 해외 판매에 집중한다. 직원 수는 한때 약 400명에 이를 정도로 소위 ‘잘 나가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갑작스러운 임금 체불 때문이었다.
대표이사 명의의 공지에는 “7, 8월 급여를 지급하기 어렵다. 한 달씩 늦춰서라도 꼭 주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일부 직원은 월급을 줄 수 없으니 몇 달 쉬다 오라는 회사의 권고를 받았고, 이미 일한 대가로 받는 월급도 미뤄졌다고 한다.
먼저 회사를 떠난 직원들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퇴직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직원은 언론을 통해 “실업급여라도 받으려고 퇴사했고,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위니아전자는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대놓고 해고하겠다고 통지한 셈이다.
지난해 말경 위니아전자는 ‘임원 급여 50% 반납’, ‘무급휴직(1~4개월)’, ‘희망 휴직(희망퇴직)’, ‘계열사 간 전적’ 등 조처를 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박현철 대표가 취임한 지난 5월 이후 수위가 높아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사내 공지를 통해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 방안의 일환으로 비상 경영을 넘어선 ‘위기 경영체제’에 돌입하고자 한다.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연차 사용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도 임금 체불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꼭 지급하겠다던 급여는 7월 이후 띄엄띄엄 나왔고, 일부 급여는 여전히 체불 상태라고.
처음만 해도 직원들 모두 믿지 않았다고 한다. 설마 급여가 밀리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과거엔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기업이었으나, 이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IMF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사명만 6차례 바뀌며 쪼그라들었다.
밀린 임금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언론에 따르면 밀린 임금이 많게는 100억 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노동부 수사로 확인된 체불액은 36억 원 정도다.
사측은 밀린 임금을 차례대로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직원들의 한숨은 깊어질 뿐이다. 노조는 그룹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