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과이익성과급(OPI) 발표
DS 부문 47~50% OPI 지급
부문별 연봉·성과급 차이 논란
지난 2022년 한 해동안 전 세계의 경제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이에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반도체 업계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참담한 실적을 맞이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 직원들의 2023년 성과급 금액이 공개되었고 금액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기업 내에서는 엄격한 성과주의 때문에 같은 회사 안에서도 금액이 크게 갈린다면 불만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월 28일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 시스템을 통해 반도체 사업 담당인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OPI)를 47~50% 수준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 삼성전자가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은 연간 경영실적을 기준으로 금액이 정해지는데, 통상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도록 하는 인센티브 제도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결산실적이 나오는 매년 1월 말에 회사가 정한 초과이익성과급을 받게 된다.
이번에 삼성전자 DS 부문 임직원들이 받게 되는 성과급 수준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해당 부서에 근무 중인 직원들은 지난 2022년 1월 말에도 OPI를 50% 가까이 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불황의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었지만 상반기에는 호실적을 이뤄내면서 목표 영업이익을 달성해 최대 수준에 가까운 초과이익성과급을 받게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 각 사업부에서 공지한 OPI 지급 기준에는 2022년 4분기 실적은 아직 금액이 정리되지 않아 미반영되었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공지된 OPI 지급률은 예상치이며 정확한 성과급 규모는 현재 산정 중에 있어 2023년 1월 지급 시점에 최종 공지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 사업부 중에서도 핵심 조직인 DS 부문을 제외한 타 조직에서는 미미한 성과급이 산정되어 직원들 사이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DX 부문의 경우 TV를 담당하는 VD 사업부와 스마트폰 담당의 MX 사업부가 지난해에는 50%의 OPI를 받았지만 2023년 초에는 MX 사업부는 29~33%, VD 사업부는 18~22%의 초과이익성과급만 받게 될 예정이다. 네트워크 사업부는 22~26%, LED 사업부는 10~12%, 생활가전사업부는 5~7%의 OPI를 지급받는다.
삼성전자 내에서도 DS 부문과 생활가전사업부의 초과이익성과급은 많게는 10배 가까이도 차이가 나게 되는데, 물론 성과급은 각 부문이 달성한 성과에 따라 규정대로 지급되는 것이지만 같은 회사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턱없이 적은 금액을 받는 임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금액 산정 방식은 일종의 성과주의로도 보이는데,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직원들은 차등 성과급 제도가 우수한 인재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지난 1년간 전반적인 경기가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전 직원이 사력을 다했는데 고성과 부서만 대우를 받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허탈감을 느낄만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부문의 대졸 초봉을 크게 인상했는데 이때도 다른 부서와의 연봉 차이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DS 부문에 입사하는 대졸 신입사원들의 연봉을 5,300만 원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때 DS 부문을 제외한 다른 부서의 대졸 초봉은 5,150만 원인 점을 주목할만하다. 삼성전자에서는 이전에도 사업 부문별 성과급이나 복지제도에 차등을 준 적 있지만 초임에서 차이를 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내에서는 타 사업부의 2~3년 차 연봉보다 DS 부문에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의 연봉이 같거나 심지어 더 높은 현상이 발생해 직원들 사이 의견차가 발생했다.
같은 날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초과이익성과급으로 임직원들에게 47%에서 50% 사이의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공지를 올렸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이번 연도에 최근 3년 사이 최대 수준의 OPI 지급률을 산정했는데 2020년에는 12%, 2021년에는 35%의 초과이익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처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높은 수준의 OPI를 임직원들에게 지급할 수 있던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3분기 영업이익으로 1조 8,9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2022년에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특히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와중에도 폴더블폰 시장이 나 홀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폴더블폰의 OLED 패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