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100호골 눈앞
자극에도 골로 올바른 응답
벤치는 손흥민을 위한 선택
2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서 토트넘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는데, 이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교체 출전한지 4분 만에 리그 5호 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견인한 것. 이로써 지난달 5일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골 맛을 본 손흥민은 리그 6경기 만에 득점 포인트를 올리게 됐다.
이번 승리로 토트넘은 EPL 4위로 올라서게 됐는데, 손흥민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가져다 주는 경기다. 그가 토트넘에서 활약할 당시 97골을 기록한 테디 셰링엄보다 한 골 많은 98골을 넣음으로써 토트넘 역대 2위가 됐기 때문. 또한 손흥민은 앞으로 2골을 넣게 될 경우 아시아 선수 최초 ‘EPL 100호 골’을 작성한 선수가 된다.
벤치행마다 득점으로
무력시위한 손흥민
독일 분데스리가를 거쳐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하게 된 손흥민은 선발 명단 단골 선수였다. 적응 기간이 필요한 만큼 첫 시즌은 4골에 그쳤다. 그러나 이듬해를 기점으로 해리 케인과 함께 매 시즌 두자릿 수 득점 기록을 올리며,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던 2021-22시즌에는 23골을 터뜨리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 득점왕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소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2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2골을 더하면 올 시즌 손흥민은 9골 3도움 뿐이다. 이중 5골이 리그에서 득점한 것인데, 선발 출전해 골 맛을 본 경기는 단 한 경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위기에 순간 매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이번 웨스트햄을 비롯해 지난해 9월 레스터 시티전에서 교체로 출전할 때마다 득점을 해 왔다. 특히 레스터 시티전에서는 후반 28분부터 41분 사이 13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건 선수 본인이지만, 손흥민은 “내가 하지 못했던 부분을 더 잘하고 싶다”며 “나쁜 경기를 한 후에도 난 항상 긍정적이다. 물론 승리한 후에도 너무 자축하고 싶지만은 않았다”고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했다.
월드컵 이후 100% 컨디션
아니기 때문에 관리 필요
한편 손흥민의 득점 소식은 현지에서도 반겼다. 영국 매체 ‘BBC’는 “이런 모습이 바로 손흥민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장면이다. 훈련장에서 매일 보는 모습이지만, 이번 시즌 뜻대로 되지 않은 순간도 있었다”며 “손흥민이 돌아와 기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담낭염 수술 후 이탈리아에서 회복 중인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은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 코치에게 있는 만큼, 손흥민의 선발 출전은 보장 받지 못할 전망이다.
경기가 끝난 뒤 스텔리니 코치는 “우리는 손흥민의 응답이 완벽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언제나 완벽한 선수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월드컵이 끝나고 나면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가 아닌 경우가 종종 있다. 손흥민은 현재 100%가 아니다. 우리는 그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관리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선발로 기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