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계 살아있는 전설
제대 후 복귀하는 암묵적 관례
올해 첫 대회서 은메달에 그쳐
지난해 세계실내육상성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에 이어 실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은메달을 차지했던 우상혁. 이로써 그는 한국 육상 역사상 세계실내선수권에서 시상대에 오른 ‘최초 한국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러 대회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 세계육상연맹이 집계한 ‘월드랭킹포인트’ 1위에 오르며, 2022년을 남자 높이뛰기 세계 랭킹 1위로 마감했다. 이에 당시 국군체육부대 소속이었던 우상혁의 제대 후 거취에 관심을 모았는데, 과연 그가 선택한 곳은 어디인지 그리고 연봉에 대해 알아보자.
제대 한 달만에 이적
2년 계약기간 최대 8억 원
우상혁은 2013년 서천군청을 통해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그러던 중 2021년 3월 군 복무를 위해 국군체육부대에 지원하여 자원 입대하게 된 것. 이로써 군인 신분에도 국내외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빠른 적응력 덕분인지 그의 전성기는 군복무와 함께 시작됐다.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 시기 역시 군 복무 중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이었다. 당시 높이뛰기 예선에서 2.28m를 2차시기에 성공해 결선에 진출한 것은 물론 최종 4위라는 성적을 거뒀기 때문. 이는 한국 올림픽 사상 개인전 최고 순위를 기록한 것인데, 이어진 대회에서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결국 세계 랭킹 1위까지 차지했다.
이에 제대한 뒤 원래 소속팀에 복귀할 것인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됐는데, 예상과는 달리 우상혁은 용인시청으로 이적 의사를 밝힌 것. 그동안 입대하기에 앞서 사표를 낸 뒤 제대할 경우 소속팀에 복귀해 군복부 만큼 근무해온 육상계 관례를 깬 셈. 서천군청 입장에서는 심기가 불편할 수 있으나 우상혁은 입대에 앞서 사표를 냈기 때문에 법률적인 문제는 없다. 용인시도 2023년 1월 1일로 공식 입단을 밝혔다. 2년치 계약금과 연봉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약 6~8억 원으로 전해진다.
직전 대회 기록에 못 미쳐
2위는 오히려 동기부여
한편 우상혁은 용인시청 소속으로 첫 출전한 대회인 제10회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 24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기록은 자신의 최고 기록인 2m 36과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져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는 우상혁의 라이벌로 꼽히는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가 출전하지 않아 당연히 그가 1위를 차지할 것이라 내다봤던 바 있다. 하지만 금메달은 2m28을 기록한 일본의 아카마쓰 료이치에게 돌아갔다. 이에 우상혁은 “시즌 첫 대회를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과와는 차이가 있었다”며 “기록은 서서히 끌어올리면 된다. 오히려 2위라는 기록이 새로운 동기부여와 승부욕을 만들었다”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