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중계한 북한에 소송 준비
책임 묻기는 사실상 힘들 것
손흥민 없는 토트넘 경기만 방송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이 북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8일자유아시아방송(RFA)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EPL 중계 권한이 없는 북한이 그동안 수차례 자국에 송출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EPL 측은 그동안 북한이 EPL을 중계한 문제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는 의사를 전했는데,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중계권 없이 경기를 방송했다 해도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떻게 EPL 송출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자.
해설 없는 녹화본 방송
중계 신호 해킹 가능성
북한이 EPL 경기를 방송하고 있다는 소문은 지난해 7월 처음 제기됐다. 실제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EPL 2019-20시즌, 2021-22시즌 일부 경기를 녹화 및 하이라이트 영상을 방송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까지도 일주일에 2회 이상 방송하는 등 축구에 대한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문제는 EPL이 2025년까지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국가 목록에 북한은 없다는 것. 월드컵이나 올림픽 중계권이 한반도에 적용돼는 것과 달리 EPL 중계권에 대한 권리는 목록에 포함된 ‘한국(South Korea)’만 해당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미 민간연구단체 관계자는 북한이 중계 신호를 해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RFA 역시 조선중앙TV에 방송된 EPL 경기 영상들이 다른 국가의 해설이 없는 녹화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와 같은 사실에 EPL은 “북한에 대해 국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력한 입장을 표했다.
EPL 득점왕 손흥민 경기는
의도적으로 배제하기도
한편 북한이 EPL 경기를 방영했다는 소식에 한국이 집중한 것은 다른 부분에 있다. 바로 토트넘 훗스퍼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의 경기가 방영됐는지 이다. 하지만 조선중앙TV 방송분엔 토트넘의 경기 영상을 찾기란 쉽지 않았는데, 하이라이트 방송에선 손흥민이 결장한 토트넘 경기만 보여주기도 했다.
이쯤되면 의도적으로 경기를 보여주지 않은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2021-22시즌 EPL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의 소식도 북한 내 보도되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손흥민에 대한 소식은 암암리에 전해지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