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 상품권 사기 사건
원금의 30% 추가 상품권 지급
거액 받고 호화생활
현명한 소비자들이라면 ‘상테크’를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 것이다.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차익으로 수익을 내는 이른바 ‘상품권 재테크’를 가리킨다. 그런데 얼마 전 이 상테크를 악용해 아이 엄마들로부터 돈을 빼돌린 사기꾼이 세상에 드러났다.
최근 경기도의 한 경찰서에 따르면 네이버의 한 맘카페 운영자 A씨가 카페 회원들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그는 “일정 금액의 상품권을 사면 원금의 15~35% 상당의 추가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뒤, 돈만 받고 상품권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5년 전 아이 엄마들이 모일 맘카페를 개설한 후 유아용품과 가전제품을 싸게 팔면서 카페 규모를 키워 나갔다 이듬해에 백화점·문화·주유 상품권을 팔기 시작하더니 1만 5,000여 명에 달하는 회원들을 등급별로 나누었다.
이후 그는 ‘상품권 재테크’를 제안했다. 등급별로 추가 상품권 지급은 물론이고, 액수별로 카드지갑, 골드바까지 내걸며 회원들에게 더 큰 구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회원 B씨가 현금 100만 원을 입금하면 A씨는 B씨에게 130만 원어치 상품권을 지급하는 형식이다.
A씨가 운영한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는 유명 코미디언이 출연했고, 또 A씨가 유명 방송인과 생일 파티를 하는 사진도 A씨의 SNS에도 올라왔다. A씨가 회원들을 유혹하려고 자랑한 인맥에는 정치인도 있었다.
이러한 과시에 신뢰감도 생기고, 원금의 130% 상품권을 손에 쥐는 재미를 본 회원들은 점점 더 큰돈을 A씨에게 주기 시작했다. 은행 대출을 받거나 집 보증금까지 빼 와 A씨에게 2억 원을 넘게 입금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상품권 지급이 눈에 띄게 늦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해 11월, 돈을 빼앗긴 수백 명의 회원들은 A씨를 고소했다. 피해자가 된 회원들은 A씨가 돌려줄 돈이 없다고 하면서도 비싼 차를 몰고 명품을 사들이며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맘카페 관련 상품권 재테크 사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상반기 기준 맘카페 상품권 사기는 수십 건에 달했고, 이후에도 피해 사례는 계속해서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무엇보다 조금이라도 싸거나 비상식적인 판매 형태는 무조건 의심하고 절대로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