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감독
미쓰비시 컵 준우승
베트남과 5년 동행 종료

출처 : SBS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지난 16일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 결승 원정 2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태국에 0-1로 지며 4년 만의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앞서 안방서 열린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베트남은 합계 스코어 2-3으로 마감하며 준우승에 만족했다.

베트남은 2021년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태국에 패한 데 이어 2개 대회 연속 태국에 덜미를 잡혔다. 태국이 전반 24분 골문을 열었고 원정 다득점이 존재하는 대회 특성상 2골을 넣어야 하는 베트남의 급한 마음을 잘 이용해 후반 들어 수비를 강화하면서 끝까지 스코어를 유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베트남팬들은 ‘THANK YOU’ 플래카드를 들고 5년 동행을 마무리한 박항서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2017년 사령탑 부임
아쉬운 ‘라스트 댄스’

출처 : 뉴스1

지난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2018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박항서 매직’을 펼쳐 보이며 선풍적 인기를 모은 뒤 5년 계약을 마무리하는 이번 대회 결승에 올라 정상 탈환을 노렸다. 결승 이전까지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막강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강력한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또한 이번 대회가 박항서 감독의 마지막 대회라는 점도 선수들에게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 태국은 강했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대회 홈 1차전에서 2실점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원정 2차전에서 태국 주장 티라톤 분마탄에게 전반 25분 허용한 오른발 중거리 슛 선제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준우승으로 위안을 삼았다.

베트남 축구계
혁신적인 위인

출처 :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체질 개선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끈 역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K리그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은 후 베트남의 러브콜을 받아 지휘봉을 잡은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였다. 우선 체력이 약하다는 약점이 있었고 선수들 식단을 바꾸는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신경 썼다. 이후 기술과 전술 이해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패싱게임에 나서는 등 철저히 계획된 훈련의 반복으로 팀을 이끌어갔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협회와 공조 속에 유소년부터 연령별 대표팀까지 체계적으로 조언했다. 이후 그는 A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까지 지내며 베트남 축구사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베트남의 히딩크 같은 존재였다.

유례없는 최고 성적
베트남 영웅 등극

출처 : SBS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베트남 축구는 전성기를 맞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아시안컵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AFF 컵 우승 등을 기록하며 전성시대 개막을 알렸다. 2019년에는 동남아시안게임(SEA)에서 60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고 2020년 5월에는 자국에서 열린 SEA에서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아시아 강호들이 출전하는 2019 AFC 아시안컵에서는 베트남을 8강으로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베트남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을 이뤄냈다. 더 나아가 중국을 제압하며 최종예선 첫 승을 맛봤다. 이와 같은 엄청난 업적을 세운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2급 노동 훈장을 받기도 했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박 감독의 지도력은 이미 동남아 축구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적장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시상대에 오른 박항서 감독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밝은 표정으로 시상대에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우승 트로피와 함께 작별하지 못했지만, 박항서의 이름은 베트남 축구사에 영원히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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