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의혹으로 도피했던 김성태 전 회장
태국에 있는 골프장서 덜미
먼저 도피했던 양선길 회장도 검거
각종 비리 의혹으로 해외에서 8개월 동안 도피했던 기업 총수가 있다. 바로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다.
최근 그가 출국한 지 8개월 만에 태국에서 붙잡히면서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덜미를 잡혔는지, 향후 관련 수사의 방향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해외 도피 중이던 김 전 회장을 우리 시간으로 지난 10일 저녁 7시 30분경 태국 빠툼타니에 있는 골프장에서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태국에 파견된 한국 경찰 주재관은 김 전 회장이 정기적으로 골프를 친다는 첩보를 입수, 태국 경찰 이민국과 공조해 며칠 동안 잠복한 끝에 골프장에 나타난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고.
경찰은 또 김 전 회장보다 먼저 해외로 도피했던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도 현장에서 함께 검거했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판사)는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관련 허위 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배임‧횡령’, ‘대북 송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러한 각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그의 해외 도피로 그동안 수사 진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김 전 회장이 붙잡히면서 그가 국내로 송환될 경우, 검찰은 그의 입을 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도피 초기 쌍방울 임직원 등을 동원해 한국 음식을 조달받는 등 ‘호화 도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이들에게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여권 무효화 조처를 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수백억 원 상당의 주식을 임의 처분하지 못하게 동결하는 등 신병확보에 주력했다.
김 전 회장은 여권 무효화로 태국에서 추방되는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만약 그가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소송을 제기하면 국내 입국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최대한 신속하게 송환되도록 법무부를 통해 태국 당국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