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년단에 손목시계 선물
국내가 10만 원 상당 일본 브랜드
‘전범국’ 비난 태도와 상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새해를 맞아 북한의 어린이 단체인 ‘조선소년단’ 아이들에게 선물을 돌렸다. 수천 명이나 되는 소년단원들에게 직접 전달된 손목시계의 브랜드와 가격이 알려지자 우리나라 누리꾼들은 꽤 당황했다.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열린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인민에게 있어서 참으로 크나큰 힘이고 기쁨”이라 격려했다. 그리고 소년단원들에게 손목시계를 선물했다.
이 소식이 보도되자 우리나라를 물론이고 해외 언론들이 손목시계에 주목했다. 이 가운데 일본 언론은 보도사진 속 박스에 적힌 문자를 근거로 선물한 시계가 일본 브랜드인 ‘세이코’ 계열의 제품인 것으로 추정했다.
세이코의 패션 워치 브랜드 ‘알바(ALBA)’의 제품으로, 여성 단원은 은색의 메쉬 메탈 손목시계, 남성 단원은 검은색 가죽 손목시계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쇼핑몰에서 메탈 손목시계는 10만~15만 원, 가죽은 5만~10만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단체 사진을 기준으로 미뤄볼 때, 소년단에 증정된 시계 수량은 약 5,0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계 하나 가격을 평균 10만 원으로 잡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소년단 시계 선물에 무려 5억 원을 쓴 셈이다.
‘최빈국’에 속하는 북한이 어린이 선물로 엄청난 돈을 쓴 것도 놀랍지만, 더욱 황당한 점은 시계가 일본 제품이다. 북한은 꾸준히 일본에 ‘전범국’, ‘적국’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반감을 드러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북한 외무성은 일본에 “조선 인민에게 헤아릴 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강요한 과거 죄행을 아직도 성근하게 청산하지 않고 있는 전범국”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북한이 일제 제품을 인민에게 돌리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솔직히 일본이 시계를 잘 만들긴 한다지만 우리나라 국민 입장으로 보기엔 모순이다”, “시계 사줄 돈으로 식량 지원이나 더 많이 해주지”, “먹지도 못하는 시계 줘서 뭐 하려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조선소년단은 1946년 발족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산하 어린이 단체이다. 7세부터 13세까지의 소년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하며, 인민학교와 고등중학교 중등반에만 조직돼 있다. 소년단은 ‘공산주의 후비대가 되기 위해 항상 배우며 투쟁하자’는 구호를 내걸고 노동당과 김 씨 일가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혁명 투사로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