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건 배달해서 8만 8,000원
명절 수익 지난해만 못해
배달라이더 줄이탈


최근 물가상승과 모임 증가 등으로 배달 주문이 줄어들고 있다. 업계 불황이 계속되자 배달 라이더들은 줄지어 업계를 떠나고 있다. 특히, 명절 연휴는 배달량이 늘어나는 시기로 라이더들 사이에서 특수로 불리는데, 이번 명절 수익은 지난해만 못하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배달 라이더들이 모인 대형 포털카페 수익인증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라이더는 “13시간 30분 일하고 53건 해서 번 돈이 23만 원이다”라고 밝혔고, 또 다른 라이더는 “하루에 24건 배달하고 8만 8,000원 벌었다”며 “역대급 똥단가”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추석의 경우 6~7시간만 일하면 평균 20~30만 원가량을 벌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배달대행 앱 업체들이 라이더들을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했음에도 수익은 반토막 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절정 시기에 많게는 월 500만 원 이상 벌었던 배달 기사들이 최근 월 200만 원도 벌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업황 자체가 하락세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물가 및 금리 상승 여파로 추가금이 붙는 배달을 기피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배달앱 3사(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결제 추정액은 1조 8,700억 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배달 기사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배달 기사 애플리케이션 배민 커넥트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올해 3월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배달앱 이용자 수가 줄어든 영향이다.


라이더들이 시장을 떠나자 속이 타는 것은 자영업자들이다. 배달비가 오르며 배달 주문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매출이 떨어진 상태인데 최근 들어 콜도 잘 잡히지 않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배달비를 낮출 수도 없고, 배달 단가를 조정하기도 까다로운 진퇴양난의 상태에 놓였다.
자영업자들은 배달플랫폼 업계가 배달비 인하와 라이더 배달 단가 조정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언론사에 취재에 따르면 자영업자 A씨는 “배달비로 배달주문이 줄어들고 이로 인한 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아직 배달기사 품귀 현상까지는 아니지만, 플랫폼이 대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