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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값 90%…폭등 삼성·SK하이닉스는 웃고 제조사는 운다

김진아 기자 조회수  

출처 :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입니다
출처 :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입니다

2026년 봄, 세계 소비자 전자기기 시장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레노버, 에이서, HP 같은 PC 제조사들이 잇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샤오미 CFO가 “2026년 모델의 DRAM 비용은 25% 이상 오를 것으로 본다”고 밝히는 등 중국 주요 OEM들이 신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그 바탕에는 메모리 가격의 역사적인 급등이 있다.

2026년 1분기 DRAM 가격은 2025년 4분기보다 90% 급등했다.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조차 예측을 빗나갈 정도로 가격 움직임이 거칠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년 말까지 메모리 가격이 130% 오르고, PC 판매가격은 17%, 스마트폰은 13% 각각 밀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한때 범용 제품으로 여겨지며 대량 공급과 가격 경쟁이 당연했던 DRAM 시장은 이제 희소자원처럼 변했다. 무엇이 이 구조 변화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범인은 HBM과 빅테크의 수요 독점

사태의 핵심은 HBM, 즉 고대역폭 메모리로의 급격한 생산 전환에 있다. HBM은 엔비디아 GPU 같은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메모리다.

일반 DDR5와 비교하면 모듈당 9만~ 15만 원라는 높은 단가를 자랑한다. 소비자용 DDR5가 7천~1.5만 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약 10배 차이다.

생산 능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메모리 업체들이 고수익 제품을 우선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이 경제적 유인이 시장의 공급 구조를 왜곡하고 있다.

Micron의 임원은 HBM 1비트를 만들기 위해 통상 메모리 3비트분의 생산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HBM 공급을 늘리면 늘릴수록 PC·스마트폰용 일반 메모리가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구조다. 여기에 대형 기술기업들의 공급 선점이 수급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5년 10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월 90만 장의 DRAM 웨이퍼를 공급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용 조달도 빠르게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10월 실적 발표에서 “HBM·DRAM·NAND의 2026년 생산 능력은 사실상 완판”이라고 선언했다.

마이크론은 소비자용 DRAM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기업용과 AI용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반도체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가 실질적으로 소비하는 DRAM 웨이퍼 상당량은 2026년 기준 전 세계의 약 2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글로벌 DRAM 생산 능력의 평균 연간 성장률은 2030년까지 4.8%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이 수급 격차 바로 ‘메모리 인플레이션’의 본질이다.

IDC는 이 상황을 “순환적 부족이 아니라 생산 능력의 영구적인 재배분”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계가 오랫동안 겪어온 수급 사이클과는 다른 전례 없는 전환점이라는 뜻이다.

저가형 PC는 사라진다

메모리 가격 급등은 기기 제조사의 원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가트너는 PC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16%에서 2026년 23%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현장은 더 심각하다. HP의 CFO는 “메모리와 스토리지가 PC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6년 들어 15~18%에서 35% 정도까지 뛰었다”고 밝혔다.

직격탄을 맞는 것은 보급형 제품군이다. 가트너의 수석 애널리스트 란짓 앳월은 “500달러 이하 엔트리급 PC 시장은 2028년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메모리 비용 상승으로 제조사가 원가를 흡수할 여지가 사라졌고, 이익률이 낮은 저가 모델은 더 이상 성립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같은 선별이 진행되고 있다. 200달러 이하 저가 스마트폰은 DRAM 가격 급등으로 제조원가가 약 25% 상승했다.

중가 제품은 15%, 고가 제품도 10% 올랐다. 이익률이 낮은 저가 단말기에서는 20~30달러의 원가 상승만으로도 사업 지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

OEM들은 이 가격대의 모델 라인을 줄이고, 수익성이 나는 제품으로 집중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삼성전자 같은 메모리 제조사는 전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HBM은 고수익 제품이다.

시장을 지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가 거두는 이익과 PC·스마트폰 업계의 이익 사이에는 전례 없는 비대칭이 생기고 있다.

전 반도체 제조사 연구원이자 경제 컨설턴트인 이와이 유스케는 “기기 제조사는 생산원가 증가분을 그대로 전가할 만큼 강한 협상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특히 중국 제조사는 브랜드 차별화가 어려운 저가 제품에 의존하고 있어 손익이 빠르게 악화되기 쉬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지옥은 언제 끝날

공급 부족 해소에는 얼마나 걸릴까.

공급 부족은 언제쯤 풀릴까. 주요 업체들은 설비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M15X 공장은 2027년 중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P5 공장은 2028년 양산 개시를 계획 중이다. 양사를 합쳐 월 15만 장 규모의 추가 생산 능력이 예상된다.

하지만 낙관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투자자 설명회에서 급격한 공급 확대보다 장기 수익성을 우선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두 회사는 합산 기준 DRAM 시장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보수적 방침이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2028년 이후까지 이어가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더 긴 시야에서는 차세대 3D DRAM 기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기존의 평면 셀을 수직으로 쌓아 용량, 속도,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2027~2028년 노드 스케일 전환을 목표로 하는 단계인 만큼, 대량 생산이 실제 시장 수급을 바꾸기까지는 몇 년의 공백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회장은 “메모리 부족은 203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조적 공급 부족이 일상화되는 시나리오는 점점 현실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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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124sgggma@pikle.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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