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랐다" 한때 스타벅스도 무시했던 카페 브랜드의 최근 근황

한국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번화가라면 적어도 2~3개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불황에도 이들 매장은 늘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소비자들은 커피 전문점에서 수다를 떨거나 공부를 하고, 해당 브랜드만의 굿즈를 모으기도 합니다. 


1999년 한국에 들어온 스타벅스는 20년이 흐르는 동안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업계의 굳건한 왕좌를 지켜왔는데요. 커피빈 역시 한때 스타벅스의 자리를 넘볼 정도로 번성했지만, 지금은 어쩐지 좀 잠잠해진 느낌이죠. 오늘은 커피빈과 스타벅스의 경쟁, 그리고 커피빈이 이인자 자리마저 놓쳐버린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명동에서 맞붙은 별다방 VS 콩다방


2001년 커피빈이 한국에 첫 선을 보인 이후로,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경쟁구도를 형성합니다. 각각 별다방, 콩다방이라고 불리던 이들의 경쟁은 금싸라기 땅으로 알려진 명동 단독 매장으로 가시화되었죠. 2004년 스타벅스는 전국 최고 공시지가를 자랑했던 땅에 4층짜리 매장을 운영 중이었는데요. 커피빈이 그 근처에 스타벅스보다 큰 규모의 매장을 오픈합니다. 


재밌는 것은  총 200평에 200석을 갖춘 스타벅스 명동점과 300평 규모에 600석을 갖춘 커피빈 명동타워점이 모두 각 브랜드의 세계 최대 매장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둘 다 미국 브랜드인데 한국의 서울, 그것도 명동이라는 한정된 지역 안에서 자존심 대결을 하게 되었죠. 


예전의 명성은 어디로


조선비즈 / 한국경제

이처럼 팽팽해 보이던 별다방과 콩다방의 대결은 사실상 스타벅스의 승리로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동안 인지도나 브랜드 선호도 면에서 막상막하의 경쟁을 펼치기는 했지만, 매장 수나 매출 면에서 커피빈이 스타벅스를 앞서지는 못했죠. 2018년 말 기준으로 스타벅스 전국 매장은 1,262개인 반면 커피빈 매장은 300개가 채 안 되는 매장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커피빈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그 실적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IBK 투자증권 리서치 센터가 내놓은 한국 기업 데이터에 따르면, 2005년을 기점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전반적인 하향 국면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는데요. 매출은 거의 매년 증가했지만, 그마저도 2010년 이후로는 성장세가 둔화되었습니다. 지난해 1,666억의 매출을 기록한 커피빈은 1조 5천억 원 이상을 달성한 스타벅스는 물론 2,742억 원의 투썸 플레이스, 2,004억 원의 이디야보다 뒤처졌죠. 


비싼 가격, 부족한 편의시설


한때는 가장 스타벅스와 '가장 큰 매장 대결'을 할 만큼 인기 있던 커피빈은 왜 점점 다른 프랜차이즈들에 밀려나고 있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높은 가격'과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 파악 실패'를 꼽습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은 커피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죠. 이디야나 빽다방 정도만 예외일 겁니다. 그중에서도 커피빈의 가격은 악명이 높습니다.


파스쿠찌가 올 들어 음료 가격을 평균 7.1% 인상했고 엔제리너스 역시 지난해 12월 커피 가격을 평균 2.7%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빈의 커피값을 따라오지는 못했는데요. 각 브랜드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한 잔은 스타벅스 4100원, 파스쿠찌 4300원, 엔제리너스 4,300원, 커피빈 4,800원으로 여전히 커피빈이 가장 비쌉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마시러 온 고객들이 편히 쉬며 일하거나 공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제공해왔죠. 반면 커피빈은 '커피 맛에 집중해야 한다'며 콘센트도, 와이파이도 지원해주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 1호점을 오픈하며 이례적인 줄 서기 풍경을 연출한 블루 보틀과 같은 전략이었던 것이죠. 게다가 스타벅스는 매년 커피 외에도 다양한 음료를 개발해 내놓은 반면, 커피빈은 '커피 빈 앤 티 리프'라는 풀네임에 걸맞게 커피와 차에 집중합니다. 이에 따라 젊은 층의 발걸음은 더더욱 스타벅스로 향하게 되었죠. 


변화를 시도 중인 커피빈


올리브 노트 / Instagram @etienne0303

물론 커피빈도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점차 콘센트 없는 매장이 늘어난다는 스타벅스와 반대로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죠. 스타벅스를 벤치마킹한 시즌 메뉴도 선보입니다. 스타벅스의 봄 한정 메뉴 '체리 블라썸' 제품군을 떠올리게 하는 '체리 블라썸 라떼'와 '체리 블라썸 아이스 블렌디드'가 2016년부터 커피빈 봄 메뉴로 등장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커피 머신 브랜드 큐리그와 제휴를 맺고  커피 머신 및 캡슐도 판매합니다. 매장 운영 비용의 부담이 적은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부진을 만회해보려는 노력으로 읽히는데요. 최근에는 네스프레소 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캡슐을 선보이기도 했죠. 늦게나마 제품의 범위를 넓히고, 한국 고객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인 커피빈은 과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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