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에서 교육부 장관 대놓고 비난했던 수능강사입니다

EBS에서 교육부 장관 

대놓고 비난했던 수능강사입니다

'일타강사'라고 불리는 유명 수능 강사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부를 누립니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국민 역사 선생님이 된 설민석 씨의 출발도 수능 강사였죠. 스타강사가 되려면 교과 내용을 알기 쉽게 잘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데요. 바쁜 일과와 계속되는 공부에 지친 학생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카리스마와  유머감각도 필요하죠. 오늘은 효과적인 강의 방식에 조금 독특한 퍼포먼스와 남다른 이력까지 있어 학생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수학 선생님을 한 분 소개할까 합니다.   


MBC


수포자들의 구세주


다른 과목은 다 괜찮은데, 유독 수학에서만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국어와 영어는 늘 1등급인데 수학은 도저히 5등급 위로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죠. 오늘의 주인공 '삽자루(본명 우형철)'선생님은 이런 수포자들의 구세주라고 불리곤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자원공학과 출신인 그는 "아직도 너는 1등급이 가능하다. 수학 1위 삽자루가 책임진다."며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곤 했는데요. 


수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한정된 시간 내에 문제의 숨은 의미나 원리를 파악해서 답을 맞히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수학 고득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강의들과는 다르게, 삽자루 선생님은 여러 문제들을 유형별로 대입해서 풀이하고,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연습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는데요. 때문에 '정공법'으로 끝까지 파야 하는 이과생들이나 이미 수학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내고 있는 학생들보다는 수학 때문에 갈 수 있는 대학이 몇 단계는 떨어지는 '문과 수학 바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학원 강사→프랑스 유학생→학원 강사


삽자루 선생님은 1989년부터 학원 강사였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 강사들이 몸값을 어마어마하게 올리는 지금보다야 연봉 규모가 작았겠지만, 당시에도 고급 자동차를 몰고 다닐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는 선생님이었죠. 하지만 계속되는 학원 강사로서의 삶에 염증을 느낀 삽자루 선생님은 돌연 프랑스로 떠납니다. 프랑스에서 유학해 '제빵사'가 되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때의 경험을 살려 그는 파리, 뮌헨 등지에 '삽자루 민박'을 열기도 합니다. 


인스티즈

프랑스에서의 유학 생활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제대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제빵사도 삽자루 선생님의 길은 아니었나 봅니다. 꿈을 이루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학원업계로 눈을 돌리죠. 당시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던 메가스터디를 벤치마킹해 '메가 스쿨'을 차렸지만 크게 실패하고, 스파르타식 관리 학원인 남강 학원으로 재기에 성공합니다. 이후 EBS, 비타에듀, 이투스, 스카이 에듀 등을 거치며 인터넷 강사로서도 명성을 얻죠. 


비타에듀

'삽자루'라는 특이한 예명은 학생들 체벌용으로 삽을 사용했기 때문에 붙었다는 말이 있는데요. 면적이 넓어 소리는 크지만 별로 아프지 않아서 분위기를 잡는 데 유용하다고 합니다. 실제 체벌이 있었는지, 언제까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동영상 강의에 삽자루를 들고 나온 모습은 여러 번 포착되었습니다.


교육부 장관을 비판한 남자


EBS

우형철 씨는 거침없는 입담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교육부 장관이 TV에 나와 "대한민국 부모들이 자녀를 유니버시티(University)에 보내려 하는 것이 문제다."라며 "칼리지(College)에 보내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일로도 유명합니다.  


EBS

당시 EBS 강사였던 그는 "부모가 자식 잘 되게 하려고 덜먹고 덜 입어가며 사교육을 시켜서라도 유니버시티에 보내는 것"이라며 한국의 부모님들을 옹호했는데요. 또한 "자기 자식은 미국 유니버시티에 보내놓고, 서민들의 자식은 한국 유니버시티에도 보내지 말라는 것이냐"며 "열변을 토하기도 했죠. 


불법 댓글 공방, 그리고 소송


YTN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강사 생활을 이어온 그가 유독 민감한 문제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알바를 고용한 불법 조작 댓글' 이었습니다. '이투스 교육'과 계약을 체결할 때도 '커뮤니티 댓글 조작 행위 등 불법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경우 계약을 파기한다'는 조항을 삽입할 정도였는데요. 그는 2020년 11월 30일까지 이투스 전속 강사로 활동하기로 계약했지만, 이투스의 불법 마케팅 활동을 이유로 계약 해지 통보 후 '스카이 에듀'에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기에 이릅니다.


삽자루 유튜브

이에 이투스 교육은 일방적인 전속계약 해지를 이유로 우 강사에게 126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1심은 "이투스 교육 측이 댓글 알바를 썼다거나 타 강사를 비방했다는 제보는 있지만 실제로 사건에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이투스의 손을 들어주었고, 126원의 손해배상을 명했죠. 항소심에서는 일부 강사들의 불법 댓글 개입 사실이 인정되면서 배상금액이 75억 8300만 원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전속 위반의 책임은 우 씨에게 있다"라는 법원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삽자루 강사는 항소심 결과에 대해 "90%는 나의 승리, 10%의 아쉬운 패배"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투스의 불법 댓글 작업 행위를 인정받는 것이었지 배상금이 아니었다면서요. 소송 과정에서 우 강사는 학원 강사 은퇴를 선언합니다. 2018년 9월 2일 유튜브를 통해 은퇴를 알린 그는 곧 스카이 에듀 웹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편지를 남기며 은퇴를 공식화하죠. 삽자루 강사가 현재 부산의 모처에서 수학 강의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는데요. 그가 정말 이대로 인터넷 강의계를 영영 떠나버릴지, 몸과 마음의 상처를 회복한 뒤 전보다 더 화려한 모습으로 돌아올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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