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산후조리원 지하실에서 기저귀 빨던 여대생의 현재

닥치는 대로 일하다가
대세 배우 된 원진아

배우 원진아는 영화 <돈> 무대인사 때 영화관에 들어서자 알바생을 보고 폭풍 눈물을 흘렸다.

얼마 전까지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영화관 알바를 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알바만 하다가 끝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 알바생활을 했던 그녀는 20대 중반에 들어서야 연기를 시작하고 빛을 보게 되었다.

원진아는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의 꿈을 가지고 있었으나 연기 수업을 받을 레슨비가 부담돼 연극 영화과 입시를 포기했다.

그리고 생계를 위해 보험회사나 콜센터에 취업해 쉼없이 일하며 한동안 배우의 꿈을 접었다.

백화점, 워터파크, 극장 아르바이트 등의 일도 하던 그녀는 산후조리원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지하에 있는 세탁실에서 뜨겁고 축축한 수건과 기저귀 등을 빨던 그녀는 부모님의 권유로 다시 배우가 되기 위해 상경했다고 한다.

원진아는 상경 후에도 20대 중반의 나이로 여러 알바를 하며 CF에 짧게 보조출연자로 나오거나,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그러던 중 2015년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진행한 오디션에 합격해 단편영화 <캐치볼>로 첫 필모그래피를 장식했다.

촬영 현장에서 그녀를 좋게 본 스태프들이 다음 작품들을 계속 소개해 준 덕분에 신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업영화 오디션 기회와 매니지먼트 사 계약 등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2017년엔 120:1의 경쟁률을 뚫고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여주인공인 ‘하문수’ 역으로 캐스팅되었다.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김진원 PD는 “기획 단계에서 여주인공을 신인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라고 제작발표회에서 밝혔다.

배우가 가진 신선함, 이미지와 성격, 진심, 선(善)함을 높게 평가하며 신인 배우인 원진아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늦게 시작했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남들보다 뒤지지 않은 원진아는 빠르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이후 출연한 JTBC 드라마 <라이프>에서도 주연을 맡았고 2018년 아시안태평양스타어워즈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9년에 개봉한 영화 <돈>에서는 강단 있는 브로커 역할, 지난 2월엔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에서 현실적인 마케터 역할 등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오는 15일에 개봉을 앞둔 영화 <보이스>에서 원진아는 변요환의 아내 역할로 특별출연을 하는 소식을 알렸다.

또한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과 <송곳>의 최규석 웹툰 작가가 만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에 캐스팅되며 ‘대세 배우’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선고당해 고통스러워하는 ‘송소현’ 역할을 맡게 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