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현실판 주인공들의 현재 모습

사랑의 불시착 현실판 주인공 박예영 김승근 부부

지난 2020년 초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주말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실제로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도 해당 드라마를 즐겨봤다고 전해지며 더욱 관심을 끌었다.

많은 사람들은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드라마에서나 존재할 법한 허구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사랑의 불시착’ 현실판 주인공들이 등장하며 화제가 되었다.

지난 2020년 10월 한 방송에서 ‘남남북녀!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주제가 다뤄졌다.

해당 방송은 사랑을 찾아 목숨을 걸고 탈북한 세 명의 탈북자의 이야기부터 남북한 연애 차이, 은밀한 데이트 장소, 부부생활 꿀팁까지 다양한 내용들을 다뤘다.

특히 각각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 현빈’의 이름표를 달고 나온 박예영, 김승근 부부가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방송에서 드라마 못지않은 한 편의 운명적인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남편 김승근은 “통일 비전 캠프에서 강의를 하던 아내 박예영을 보고 첫눈에 반해, 5박 6일간 주위를 맴돌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의 마음속에서 ‘저 여자가 내 여자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에 반해 아내 박예영은 “남편의 첫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하며 모두를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도 “처음엔 교제를 망설였던 것이 맞다. 6살 연하여서 더욱 고민했다. 하지만 광주에서 서울까지 적극적인 구애 끝에 한 번 만나볼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결국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됐고 결혼까지 하게 됐다.

김승근과 결혼한 지 12년 째인 박예영은 2018년 한 인터뷰에서 “우리 부부의 일상은 예상치 못한 순간들로 빼곡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둘의 부부 싸움을 언급했다.

강예영은 “한 번은 둘이 심하게 다툰 적이 있어요. 제가 분을 참지 못하고 ‘이 쌔시개!’라고 했는데 남편이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쌔시개’는 북한 말로 ‘미친사람’을 뜻하는 욕이다.

욕을 했는데도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해 어리둥절한 남편 김승근의 모습에 박예영은 웃음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한편 남편 김승근은 광주에서 태어났고 아내 박예영은 함경북도 김책시 출신이다.

박예영은 2002년 북한을 떠나 중국, 태국을 거쳐 한국에 정착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에는 연상연하 커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다.

박예영은 서로의 몸에 배어있는 남북의 문화 차이 때문에 가끔 거리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명절 때마다 남편 김승근의 부모님을 뵈러 시댁에 가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이어 박예영은 “북한엔 명절에 이동하는 문화가 없어요. 지역 간 이동할 때는 증명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누가 결혼하거나 장례를 치르는 등 큰 행사가 있을 때만 휴가를 내고 온 가족이 모이는데, 명절에는 모이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김승근과 박예영은 의사소통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김승근은 박예영의 직설적인 말투에 여러 번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승근은 “남한 사람은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도록 좀 에둘러서 얘기하는 편인데 북에서 오신 분들은 직사포처럼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말투가 상처가 됐던 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박예영은 “제 주변에서 ‘이제 오랜 분단을 끝내고 통일이 오려나 보다’라며 좋게 말해주는 분들이 많다”라고 말하며 남편과 함께 자신의 고향 김책시를 가보는 게 꿈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김승근은 숙명여대 앞에서 ‘아리랑노점 숙대점’ 컵밥 가게를 운영 중이다.

해당 가게의 종업원들도 북한 출신 청년들로 처음엔 손님들이 어색해했지만 점차 익숙해지고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근황을 공개했다.

이외에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현실판이 또 존재한다.

이들은 북한 유도 남자 선수인 이창수와 대만 유도 여자 선수인 진영진으로 1989년 베오그라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만나 친해졌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진영진에게 돌아가기 위해서 이창수가 1991년 북한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뛰어내려 탈북에 성공한다.

결국 둘은 이듬해 한국에서 결혼하며 행복한 결말을 얻었다.

이창수는 진영진과 세 아들을 두고 있으며 그들 모두 유도 선수로 성장하고 있어 일명 ‘유도 가족’으로 유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