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위해 서울역에서 일주일간 ‘노숙’생활 했던 무명 배우

배역 낱낱이 파헤치는
한국 최고의 배우 황정민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배우는 손에 꼽힐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 황정민은 당당히 첫 번째로 꼽히는 배우이며, 수많은 작품을 흥행시키는 데 성공했다.

국내 탑 배우로 올라서기까지 그는 다른 배우들도 놀랄 만큼 열정적으로 연기에 임하는데, 그의 미친 연기력은 하룻밤 만에 얻어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

황정민은 주변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배역을 분석하며 몰입해 배역 그 자체가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2003년 영화 <로드 무비> 촬영을 위해 서울역에서 일주일 동안 노숙을 감행한 적도 있었다.

그가 연기한 ‘대식’ 집 없이 거리에서 살아가는 노숙자였기 때문이다.

노숙자들 사이에도 자신의 구역이 나누어져 있고 규칙이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던 황정민은 이리저리 쫓기고 차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이처럼 역할 그 자체가 되어보는 경험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그해 청룡영화제 신인남우상을 받는 쾌거를 거두었다.

2005년 전도연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선 순박한 시골 청년 ‘김석중’으로 녹아들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바로 새벽마다 야식 먹으며 20kg을 증량한 것이다.

그러다가 영화 전개 상 이별 후의 뼈저린 아픔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을 하면서 25kg을 감량했다고 한다.

사실감을 전달하기 위해 독한 의지를 불태운 그는 신인남우상을 수상한지 2년 만에 청룡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정상에 올랐다.

또한 황정민은 새로 작품에 들어가며 역할을 부여받으면 관련된 인물을 만나 취재를 한다.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 6.25전쟁이란 것과 그가 연기한 ‘덕수’가 그 시대를 온몸으로 겪은 인물인 점을 고려해 그는 탑골공원을 찾아갔다.

탑골공원은 6.25 전쟁에 참전한 가족이 있거나 실제로 전쟁에 참전했던 어르신이 많다는 사실을 백분 활용한 것이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하고 비디오를 찍은 후 그들의 걸음걸이, 손짓 등 세세한 몸짓까지 모두 연구했다고 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질>에서 황정민은 본인이 ‘유명 영화배우 황정민’ 스스로를 연기해 이러한 작업은 불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게 더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차라리 가상의 인물이라면 감정을 만들어 낼 텐데, 극중 캐릭터는 황정민이니 그 감정을 조율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라고 밝히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연기하기 어려웠다는 소감과 달리 그는 이번 <인질>을 통해 ‘원톱물’ 장르까지 섭렵하며 명품 배우의 품격을 보여줬다.

영화는 개봉 첫날 하루 동안 6만 6307명을 동원하며 8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고 현재 1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인질>의 흥행 성적에 관해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고 함께한 연기자,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렸는데 이는 2005년 ‘밥상 수상소감’을 떠올리게 한다.

연기자로서 책임감을 다하며 주변 사람들의 공로를 잊지 않는 그는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의 명성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